매일신문

손끝으로 전하는 온라인 세상

'예술'을 즐기고 감상하는 방식도 인터넷의 위력 앞에 변하고 있다. 루브르 박물관을 비롯, 세계 유명 박물관과 갤러리의 웹사이트를 통해 각종 예술품 감상과 토론, 작가와의 쌍방향 대화 등이 가능해진 것은 정보선진국의 경우 이미 낯선 일이 아니다.

하지만 사이버 공간에서의 예술감상이 결코 직접 작품을 마주 대하며 느끼는 '감흥'을 대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과연 그럴까.

CNN 방송에 따르면 지난 6월 '뉴욕의 얼터네이티브 뮤지엄'은 25년 동안 예술 애호가의 사랑을 받아온 '소호 전시관'을 폐쇄하고, 모든 예술품을 전시를 '온 라인화' 시켰다. 인터넷을 이용한 예술품 감상이 '오프 라인'의 보조적 수단에서 대체수단으로 발전한 것이다.

인터넷의 영향을 받을 것 같지 않은 '음악 레슨' 분야에서도 새로운 시도들이 나오고 있다.

'피아노를 막 배우기 시작한 앤디 코소브스키(31)가 두 손가락으로 거칠게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자 지도교사인 앤드루 고든은 즉시 손가락 및 손의 위치를 교정해준다'

이 모습은 보통 피아노 레슨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교습생은 뉴저지주 포어드에 있는 반면 지도교사는 캘리포니아주 론댈의 스튜디오에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올해초 캐나다 회사인 Online Conservatory.com이 인터넷을 통한 실시간 쌍방향 음악 레슨을 시작하자 반응은 상당했다. 아프가니스탄, 베트남 등 전세계 55개국에서 무려 800여명이 '온 라인 레슨'을 신청한 것. 레슨 분야도 클래식에서 재즈, 블루, 힙합 등 다양했다. 지금까진 무료로 레슨을 하고 있지만 오는 9월부터 공식적인 '온라인 음악 레슨 사업'을 추진한다는 게 OnlineConservatory.com의 계획이다.

물론 전통적인 피아노 지도교사들은 일렉트로닉 키보드와 컴퓨터에 의존한 피아노 교습에 대해 회의적이다. 이들은 가장 정교한 일렉트로닉 키보드 조차도 전통적인 피아노 연주에서 느낄수 있는 '감정'과 '미묘한 울림' 등을 표현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단지 교습생이 건반을 제대로 눌렀는 지 아닌 지만 알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비판이다.

그러나 OnlineConservatory.com은 자신만만 하다. 전통적인 음악교육 방식과 경쟁하자는 것이 아니라 여가를 즐기려는 아마추어 음악가들이 주고객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2년내 흑자를 만들고 4년내 전세계에서 14만여명의 교습생을 모집, 연간 20억달러(2조2천300억여원)에 달하는 북미 음악레슨 시장의 3%를 장악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과연 '모든 길은 인터넷으로 통한다'는 격언(?)에서 '예술' 조차도 자유롭지 못한 것인가.

石珉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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