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고령의 대가야 왕릉전시관이 9월초 개관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고령군청에서 합천방향으로 1.5㎞. 우측 야트막한 야산 산능성에 위치한 지산동 고분군(사적 제79호) 입구에 동판으로 덮인 대가야왕릉전시관이 모습을 드러낸다. 현재 공정률은 99%. 지난 93년 1월 부지 매입 및 발굴조사에 들어간지 7년여만이다. 지금은 전시실 내부 마감 공사가 진행중이다.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흩어진 유물들은 20일이후 전시실에 배치될 예정.
지산동 고분군은 대가야 최고 지배층의 묘역. 5세기 전후에서 6세기 중반에 걸쳐 조성됐다. 전시관은 이 묘역 200여기 고분중 지난 1977~78년 발굴된 44호분을 원형과 같이 그대로 복제, 재현했다. 직경 37m, 높이 15.47m. 지상전시실 규모는 335평이다.
돔형 전시관 안으로 들어서면 무덤치고는 꽤 넓다는 느낌이 든다. 중심부에는 주인공을 위한 대형의 주석실이 자리하고 있다. 길이 9.4m, 너비 1.75m, 높이 2.1m로 평면이 아주 긴 네모꼴. 그 위에 뚜껑돌을 덮었다. 곁으로 창고격에 해당하는 중형의 남석실, 서석실 2기가 자리잡았다. 주위로 순장된 사람들의 석곽이 주석실을 둘러싸듯 30여기가 배치됐다.
"신라 고분은 물론 다른 가야 고분에서도 찾아 보기 힘든 특이한 구조"라는 것이 고령군 학예연구사 이형기씨의 설명. 이 고분군은 국내에서 최초로 확인된 순장묘라는 의미가 있다. 44호분은 그중 최대 규모다. 순장된 사람도 최소 36명이상이라는 것이 학계의 판단이다.
부장품은 여러 차례의 도굴로 극히 일부만을 제외하곤 거의 없어졌다. 발굴 당시 이곳에선 토기 96점과 금속류 252점 등 모두 692점의 유물이 출토됐을 뿐이다. 일제시대 일본은 이곳에서 발굴을 빙자한 도굴을 통해 수 트럭분의 유물을 반출했다는 것이 당시 이를 목격한 주민들의 증언이다. 그렇지만 당시 반출된 유물이 어떤 것들인지 아직 목록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금관이나 옥가공품 등 귀중한 유물들일 것이라는 추측만 무성하다.
무덤안 외곽으로는 각 전시실이 들어선다. 출토 유물과 44호 고분의 순장 유형, 대가야의 토기·말갖춤·무기, 갑옷과 투구 등의 사진물이 전시된다. 대가야의 역사, 44호분의 성격, 역사적 의의 등을 담은 영상물 코너도 마련됐다. 바닥엔 이미지 터널을 설치해 발굴 당시 석실내 유물의 출토 모습을 재현한다.
고령군의 관광산업은 아직까지 취약하기 이를 데 없다. 고령에는 보물 제605호인 양전동 암각화와 보물 제54호인 지산동 통일신라시대 당간지주, 사적 제61호인 주산성, 주산산림욕장 등의 자원이 널려 있다. 군은 주변의 지산동 고분군을 비롯한 각종 문화재와 연계한 문화유적 테마 관광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鄭昌龍기자 jc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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