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렌츠해(海)에서 침몰한 러시아 핵잠수함 쿠르스크호 구조작업에 나선 노르웨이 잠수부들은 20일 탈출 해치를 여는데 주력했으나 실패했으며 승무원 생존 징후도 발견하지 못했다.
3명씩 4개조로 나눠 쿠르스크호가 가라앉은 해저까지 잠수해 6시간씩 교대로 작업을 벌이고 있는 노르웨이 잠수부들은 잠수함 후미의 탈출 해치가 러시아 주장과는달리 거의 손상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노르웨이 군 대변인은 "해치는 형태가 거의 완전한 상태"라고 밝혔으나 "원인을알 수 없는 압력 문제로 해치를 여는 작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해군는 사고 발생 직후부터 최근까지 쿠르스크호가 전체적으로는 거의손상되지 않았으나 후미의 탈출 해치는 크게 파손돼 구조 잠수정의 도킹이 사실상어렵다고 밝혔었다.
이고리 디갈로 러시아 해군 대변인은 노르웨이 잠수부 2명을 쿠르스크호의 본부기지인 베디야예보로 보내 이 잠수함의 구조와 작동 방식 등을 숙지시킨 뒤 21일 구조작업에 재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9일 사고 현장에 도착한 영국의 최신형 구조용 소형 잠수함 LR5를 구조작업에 투입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고 있다.
클레바노프 부총리는 "영국 잠수함은 우리 잠수함과 유사하기 때문에 심하게 파손돼 있는 탈출 해치에 연결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타르타스 통신은 영국 소형 잠수함을 이용하면 쿠르스크호의 탈출 해치는 여는 것이 가능하고 노르웨이 구조대가 LR5 사용을 희망하고 있다며 영국과 노르웨이 구조대가 몇시간 안에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클리바노프 부총리는 RTR TV에서 "탈출 해치를 크레인을 사용해 떼어내는 작업이 조만간 시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쿠르스크호가 침몰한 지 9일이 지남에 따라 외국 구조대는 물론 러시아해군도 잠수함 내부의 대부분이 물에 잠기고 승무원들의 생존 가능성도 거의 없는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소극적인 늑장 대응으로 비난을 받아온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최후순간까지 생존 가능성이 있는 승무원을 구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구조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비관적 견해를 내비쳤다.
일리야 클레바노프 부총리는 이날 러시아 RTR TV에서 노르웨이 잠수부들이 승무원들이 탈출을 시도하다 실패한 흔적을 찾았으며 해치 바로 밑에서 승무원 한 명을발견했다고 말했으나 노르웨이 군 당국은 이를 부인했다.
더욱이 쿠르스크호의 침몰 당시 상황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승무원 생존이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 해군은 20일 잠수함이 거의 손상되지 않았다는 주장에서 한발 물러나 사고 발생과 동시에 쿠르스크호가 심하게 파손됐다고 밝혔으며 클레바노프 부총리도 "사고 후 몇분 만에 선실 9개 중 앞부분 5-6개 선실이 침수돼 이곳의 승무원들이 순식간에 숨지고 잠수함은 통제불능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승무원들의 생존 가능성이 희박해짐에 따라 관심의 초점도 러시아 해군이 보유한 최신형 핵잠수함의 어떻게 침몰하게 됐는지에 모아지고 있다.
러시아는 충돌설을 제시하고 있다. 클레바노프 부총리는 "쿠르스크호가 2차 대전 당시 설치된 기뢰나 외국 잠수함과 충돌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다시 3대의 외국잠수함이 사고 해역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국 등은 쿠르스크호 선수 쪽에 있는 어뢰가 폭발, 더 큰 폭발을 야기했을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과 노르웨이 당국은 쿠르스크호 침몰 당시 인근해역에서 2번의 폭발음이 감지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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