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도 '이웃사촌'이 있다.
백화점 주변에 사는 사람들중 식품관에 쇼핑을 하러 거의 매일 드나드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떨이 시간도 정확하게 알고 싼 물건도 정확하게 아는 이분들을 담당자로서는 기억하지 않을 수 없다. 때로는 마이크를 잡고 판매하는 직원과 눈인사를 주고받는 이도 있다. 재래시장에서 서로 부담없이 대화하며 물건을 사고 팔듯 백화점에도 그런 풍경이 있다.
떨이상품을 대량으로 구매하고는 그 많은 상품을 주소도 없이 맡기고 가는 고객도 있다. 장성한 자녀들과 같이 와 충분히 들고 갈수도 있는데 배달을 맡길 때면 야속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이웃사촌인데 어떡하랴.
담당자들은 주소나 위치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완벽배달이 가능하다. 그러고는 서로 웃으면서 인사를 주고 받고 헤어진다.
멀리서 오는 이웃사촌도 있다. 가까이 살다가 이사를 갔지만 장보기는 계속 한군데서 하는 이웃사촌들이다. 이들이 산 물건을 어김없이 주차장이나 셔틀버스주차장까지 들어다주는 것도 바로 우리의 몫이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다보면 자신이 백화점 직원이 아니라 진짜 이웃사촌이 아닌가하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
이런 친한 소비자와의 관계 덕분에 그들로부터 친절사원이라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칭찬이 과분해 부끄럽기도 하다. 이웃으로 생각하고 편하게 해주는데 칭찬은 필요없지 않을까.
다중소비시설인 백화점 안에서도 정이 담긴 이웃사촌고객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정경섭 대백프라자 식품팀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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