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은 독일 철학자 니체가 죽은 지 딱 100년이 되는 날이다. 살아 생전에는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았지만 죽고 나서 점점 가치를 재평가받고 철학적 영향력도 커지고 있는 것이 니체 철학의 현실이다. '니체가 뒤흔든 철학 100년'(김상환 외 지음, 민음사 펴냄)은 국내 철학자들이 니체의 삶과 철학, 그의 영향을 받은 20세기의 철학과 21세기 철학의 방향 등을 다룬 본격적 니체 연구서.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의 보호본능 아래 불안한 심리에 휩싸여 성장기를 보냈던 니체는 삶 그 자체가 철학이었다. 문헌학자가 되려고 해보거나 음악에 빠져 바그너와 교류하지만 끊임없이, 열정적으로 생각에 빠졌던 그는 철학자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아름다운 여인 살로메에게 사랑을 느껴 청혼하지만 그와의 정신적 교류에 만족하며 거절당하자 깊은 상처를 받고 더 한층 철학적 사유에 빠져들었다. 그는 생성의 무죄와 형이상학적 이원론, 예술가-형이상학, 가치의 전도와 허무주의, 비도덕주의, 힘에의 의지, 관점적 세계 경험과 이성 비판, 디오니소스적 긍정과 운명애 등 주요 개념들을 만들어냈으며 나치즘을 만들어낸 이론가, 예술가, 형이상학자, 포스트모더니즘을 출발시킨 철학자 등 다양한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책은 그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왜 나타났는지, 그를 제대로 읽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모색하며 그가 제시한 주요 개념, 철학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살피고 있다.이후 20세기 들어 프로이트, 하이데거, 들뢰즈, 푸코, 데리다 등 현대 철학의 흐름에 니체의 영향력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니체의 '힘에의 의지'는 프로이트의 '사후 해석'과 연관을 맺고 있으며 하이데거는 니체가 전통 형이상학의 극복자가 아니라 완성자라는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들뢰즈는 존재론, 인식론, 오이디푸스 비판이라는 철학의 세 분야 중 존재론과 오이디푸스 비판에서 니체의 영향을 받았으며, 푸코는 탈근대적 사유라는 관점에서 윤리적, 실천적 함의를 찾고 있다는 점에서 일맥 상통하고 있다. 21세기에 접어든 철학은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시각에서 니체의 관점주의가 갖는 한계와 효용이 지적되며 그의 계보학적 사회 비판을 넘어선 새로운 시각이 모색되고 있다.
金知奭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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