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선생이 쓴 '양반전'에서 한 돈많은 천민은 그렇게 원하던 양반 되기를 기겁하고 손사래를 친다. 양반이 될 경우 지켜야 할 수많은 조건들, 상당부분 도둑에 비유당할 정도로 야비한 조건들을 듣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하고 마는 것.
그 가운데 하나는 "자고 나면 이를 딱딱 부딪쳐야 한다"는 항목이다. 이것은 옛 사족들의 치아 건강법이었다.
조선시대 대학자 퇴계 선생도 어지간한 증세는 스스로 다 치료했다. 젊은 시절 침식을 잊고 공부에 열중하다 건강을 해쳤던 것. 그 후 자가 치유에 관심을 가져 스스로 건강을 지키는 법을 터득했다. 명나라 때의 책 '활인심'(活人心)이란 책에 나오는 '중화탕'(中和湯), '화기환'(和氣丸) 같은 요법, 실내체조 '도인법'(導引法), 요즘 발바닥 건강법이라 불리는 용천혈(湧泉穴) 마찰법 같은 것이 그것.
그러나 오랜 세월 우리 선비들의 전통적인 건강법이었던 이런 자가 치유법은 거의 잊혀져 가고 있다. 대신 사람들은 등산을 하고 수영장·헬스장으로 내달린다. 대부분 사람들이 잠들어 있는 시간, 그러나 새벽 4시만 되면 대구 앞산 밑 사람들은 잠에서 저절로 깨어진다. 벌써부터 줄을 서다시피 한 등산객들로 온 동네가 워즈런해지기 때문.
이 시간쯤이면 신천 둔치나 도심 학교들의 운동장들도 인기척으로 두런두런 해진다. 조금 더 지나면 시내 수영장·헬스클럽들이 불을 밝히기 시작하고… 적잖은 사람들이 너나 없이 건강 지키기에 부지런을 떠는 것이다.
하지만 몇년 전 정년퇴직한 조병렬(63·대구 신천동)씨는 전통 건강법을 혼자서 공부하고 체득해 실천 중이다. 누가 알아주는 것은 아니지만 이웃들에게도 누누이 강조한다. 요체는 단 한마디. "하루 세번 이를 닦듯 몸 구석구석을 스스로 주물러 주고 간단한 실내체조로 돌보자".
조씨가 자가 치유법을 시작한 것은 8년 전. 퇴근 길에 후진하던 1t 트럭에 치였다. 허리에 가벼운 타박상만 입었지만, 속으로 골병이 들었는지 한달이 지나도, 또다시 한달이 지나도 낫지 않았다. 전치 2주의 진단을 했던 의사는 두달이 가도 고치지를 못했다.
이렇게 맡겨 놔서는 안되겠다싶어 조씨는 스스로 치유법을 찾아 나섰다. 자가치료법 소개 책자를 몇권 사서 책 속의 그림을 봐가며 건강체조, 마사지, 신장행법 등을 실험한 것.
심호흡 등의 간단한 실내체조도 곁들였지만, 한번에 5분씩 하루 2번만으로도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신경통 때문에 막걸리 잔을 들다가 떨어뜨리는 일도 전에는 왕왕 있었으나 그것도 거뜬해졌다. 나이가 든 뒤 얼굴에 생겨났던 검은 점들도 이제는 사라져 10년은 젊어져 보이게 됐다. 밤잠을 설치게 했던 손발 저림도 언제 있었더냐 싶다.
조씨는 이제 이웃에게 이 건강법을 권하려 나서고 있다. 하루 세번 이를 닦듯 다른 신체부위도 쓰다듬어 주라! 일년만 꾸준히 하면 몸이 가뿐해질 것이다! 적어도 중년 이후라면 이같은 노력이 정말 효과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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