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서 현대미술운동 주창 1세대

이강소씨는 국내 화단이 구상미술 일색이던 지난 70년대에 이미 파격적인 설치미술 작품을 발표,눈길을 끌었다.시멘트 블록에 갈대와 대나무를 꽂은 '갈대'와 '대나무', 마루바닥에 세 개의 사슴형태 윤곽을 분필로 그리면서 사슴 뼈와 파편을 흩어놓은 '무제' 등. 이들 작품들은 대나무와 사슴 뼈 등의 오브제가 회화적 모티브로 작용, 다양한 암시를 줌으로써 당시 화단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지난 80년대에 그는 실크스크린과 다른 기법을 함께 사용한 일련의 종이작업으로 변모, 표현의 독창성을 얻게 된다. 사물과 이미지를 재현하지 않는듯 하면서 재현한 색다른 기법으로 주목받았던 것.

90년대 들어 그는 다시 한 번 방향을 틀어 회화의 본질적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그만의 표현을 모색한다. '강에서''섬에서' 등 일련의 작품은 회색.검정 등 무채색톤에 획과 점, 나선 등으로 이뤄져 멀리서 보면 격렬하게 그린 추상화같으나 가까이서 보면 오리, 물 등을 느낄 수 있다. 색채와 분출하는 듯한 붓놀림으로 특징지워지는 추상표현주의의 틀을 거부함으로써 그는 훨씬 복잡한 사고로 작업하는 작가로 평가받아왔다.

그의 작업은 평론가 베르나르 프리조의 말처럼 묘사나 감정의 분출과는 거리먼,매우 정제된 내면을 보여주며,필립 다쟝의 분석처럼 작품 속 바람과 물결,수초의 일렁임,배,오리 등의 이미지는 촉각,후각 등 다양한 감각을 동원케해 더욱 강렬한 기억을 남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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