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어머니, 교문이가 금메달을 땄습니다"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마지막 화살을 날린 오교문(28. 인천제철)의 머릿속엔 부모님의 얼굴이 떠올랐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어릴때부터 떨어져 살아야했던 부모님.
4년전 애틀랜타올림픽에 출전하기 전 "꼭 금메달을 따오라"고 성원해주시던 모습이 생각났다.
그러나 어이없는 실수로 놓쳐버린 금메달.
오교문은 애틀랜타올림픽 개인전에서는 4강전에서 무릎을 꿇었고 단체전 결승에서는 팀동료의 어이없는 실수로 은메달에 그쳤다.
서울에 돌아온 오교문은 간경화로 고생하시던 아버지가 결국 쓰러지셨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을 쳤다.
결국 아버지는 그해 12월 돌아가셨고 그때부터 오교문은 아버지 생전에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것을 천추의 한으로 삼았다.
올림픽 직후 양궁계에서는 올림픽에서 부진했던 오교문이 은퇴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지만 오교문은 활을 놓지 않았던 것도 아버지의 영전에 금메달을 바치기 위해서였다.
더구나 오교문에게는 아직 어머니가 계셨다.
그러나 오교문에게 또다시 불행이 찾아온다.
당뇨병을 앓고 있었던 어머니가 올해 1월 세상을 뜨고 만 것.
그토록 어렵다는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 통과하자 병세에 차도를 보일 정도로 기뻐하셨지만 결국 시드니올림픽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원래부터 연습벌레로 통하던 오교문은 이때부터 이를 악물고 활을 쏘기 시작했다."4년전의 실수를 절대 되풀이하지 않으리라"고 다짐하며 한발한발에 모든 정신을 집중했다.
그리고 결국 목에 건 단체전 금메달.
오교문은 "개인전에서 부진한 뒤 부모님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면서 "하늘에 계신 부모님도 금메달 소식에 기뻐하실 것"이라며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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