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패배 불복 밀로셰비치 일 낸다

투표가 끝난 지 40시간이 넘도록 개표 결과를 발표치 않던 유고연방 선관위가 한국시간 27일 새벽에야 이를 공개했다. 그러나 예상됐던 대로 "1차 투표에서는 과반수 득표자가 없어 2차 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 밀로셰비치 대통령의 음모를 그대로 반영했다는 비난과 반발을 사고 있다.

선관위는 국영TV를 통한 발표에서, 코스투니차 후보가 48.2%를 얻어 40.2%를 얻는 데 그친 밀로셰비치 대통령에 앞섰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과반수 득표자가 없어 "다음달 8일 결선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관위는 780만 유권자 중 64.1%가 투표에 참가했으며, 코스투니차가 242만8천표, 밀로셰비치가 202만6천표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유고 선거법은 대선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1·2위 득표자가 1차 투표일로부터 2주 안에 결선투표를 치러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코스투니차의 세르비아 민주야당(DOS)은 "선관위 발표에 엄청난 부정이 개입됐다"고 비난하고 결선 투표를 거부했다. 코스투니차도 "이는 정치 사기극이며 뻔뻔스런 투표 절취 행위"라고 비난하고, 절대 받아 들일 수 없는 제안이라고 일축했다.

DOS는 이 발표에 몇시간 앞서 자체 집계를 토대로 코스투니차가 54.6%를 얻어 35%의 밀로셰비치를 여유있게 누르고 1차 투표에서 당선이 확정됐다고 선언했었다. 또 야당측은 27일 의사당 앞에서 대선 승리를 자체적으로 공식 선언할 계획이다.이같은 상황 때문에 유고 현지의 긴장은 더욱 높아졌으며, 국제적으로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밀로셰비치가 선거 결과를 받아 들이도록 국제적인 압력을 주도할 것이라고 다짐했고, 클린턴 대통령은 "코스투니차의 승리가 분명하다"면서 "밀로셰비치 대통령이 국민 뜻을 존중할 경우 유고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겠다"고 약속했다.

세르비아 정교회 총대주교도 이날 코스투니차 후보를 만난 뒤 여당측에 대해 "투표에서 나타난 국민의 의지를 받아 들이고 국가와 국민의 복지를 위해 노력하라"고 촉구했다.

외신종합=朴鍾奉기자 paxkorea@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