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 첫 시드니 올림픽의 가장 큰 성과는 두말할 것도 없이 세계를 하나로 단합시킨 남북한 동시 입장이었다. 소련의 붕괴와 공산주의의 몰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남북한이 그동안의 냉전을 딛고 180명의 선수단이 손에 손을 맞잡고 입장하고 12만여명의 관중은 물론, 전세계 60억 인구들도 벅찬 감동을 가슴에 안았다.
15일 역사적인 개막식에서 남북한 선수단 180명이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입장하면서 이제 하나되는 남북한은 한국민들의 과제이자 지구촌 모든 사람이 풀어야할 숙원사업이라는 새로운 이정표가 됐다.
대회 개막을 불과 5일 앞두고 터진 '남북한 동시입장'의 전격 결정은 시드니 올림픽의 가장 큰 화제거리가 됐으며, 남북 선수단이 유배지에서 화합의 땅으로 탈바꿈한 시드니에서 형제애를 나누었다.
체제와 이념을 달리하며 55년간 대립했던 남북한이 속을 들여다보니 2개의 국가가 아니라 한 핏줄을 나눴고 떨어져서는 살 수 없는 하나의 민족이었다는 사실을 우리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가 확인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더구나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54kg 시상식에서 우리나라 심권호가 금메달을 따고, 북한 선수가 동메달을 받을때는 남북한 기가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시상대에 나란히 걸리는 광경도 연출됐다.
남북 모두 폐막을 3일 앞둔 28일 오전 현재 기대 만큼의 성적은 올리지 못하고 있지만 선전하면 되지 경기 결과가 전부일 수 없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남한은 메달 박스인 태권도가 아직 남아 있지만 금 5개, 은 7개, 동 9개로 종합11위에 올라있어 '5회 연속 톱10 유지'가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금 2∼3개를 예상했던 북한도 계순희의 금메달 획득 실패 등으로 인해서 은메달 1개, 동 2개로 단 1개의 금메달도 얻지 못했다.
남북이 초반 메달 사냥에 실패,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앞으로 단일팀을 구성할 경우 양궁, 유도, 레슬링, 역도 등 양쪽 전략 종목을 합치면 확실한 금메달을 보장할 수 있어 새로운 스포츠 강국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독일이 56년 호주 멜버른에서 동시 입장한 이후 34년만인 90년 통일을 이뤘던전례가 분단 한민족에게는 예사롭지 않았던 올림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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