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 첫 올림픽인 제27회 시드니 하계올림픽이 1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개막식과 폐회식에서 남.북한 선수들이 동시입장을 이룩해 냄으로써 전세계인들의 찬사는 물론 한반도에 조성되고 있는 화해와 협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이 동시입장은 앞으로 남북체육교류 확대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를 계기로 또 월드컵 축구대회 남.북한지역 분산개최도 추진여하에 따라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우리나라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8, 은메달 9, 동메달 11개로 종합 12위를 기록해 당초 설정한 목표에 이르지 못했다. 5회연속 10위권에 진입하지 못한 한국스포츠의 추락이다.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종전까지 전략 종목으로 육성한 유도, 복싱 등의 부진이 주된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역대 올림픽에서 1~2개씩의 금메달을 따내 효자종목인 복싱이 단 한개의 메달도 따지 못하는 참패를 당했다. 유도도 모두 금메달을 놓쳐 한국이 10위권 진입에 차질을 가져오게 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이제 한국스포츠의 미래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앞으로의 방향을 설정하는 한편 대책을 세우고 선수들의 육성방안 등도 미리 대비해야 할 일이다. 상대적으로 지원이 넉넉했던 축구 등의 부진은 국민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대목이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해 새로운 처방을 내는 일이 시급하다.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쾌거를 이룩한 종목에 관심과 지원은 당연하다. 이번 대회에서 괄목한 성적을 낸 종목은 뭐니해도 펜싱과 하키를 꼽을 수 있다. 남자펜싱 풀뢰레 김영호의 금메달은 단연 돋보인다. 등록선수가 20여명도 안된다는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지도자와 선수들이 이룩해낸 쾌거다. 남자하키의 은메달도 금메달과 다름없는 값진 메달이다. 실업팀이 고작 3개팀에 등록선수가 40여명이라는 열악한 환경을 제치고 클럽숫자만 1천개나 된다는 네덜란드와 결승에서 대등한 경기를 펼친 남자하키팀의 선전은 '기적'이었다. 메달은 따지 못했어도 최선의 힘을 쏟아 부은 여자농구 등의 관계자나 선수들에게 격려를 보낸다.
우리는 또 지금까지 고수하고 있는 엘리트체육에 대한 재고를 촉구하고자 한다. 물론 대다수 국가가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을 병행하고 있는 실정을 외면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나라는 엘리트 체육에 너무 많은 투자를 해왔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어느 한쪽에 치우친 정책은 부작용을 불러 올 수도 있다. 한국스포츠미래를 다시 짜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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