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예방주사 건강인은 필요없다

감기의 계절. 공기가 건조해지고 일교차가 심해지고 있다. 이럴 때는 우리 몸이 외부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기 힘들다. 그래서 감기에 잘 걸리게 된다.

매우 흔하기 때문에 대수롭잖은 병으로 생각하기 쉬운 것이 감기. 그 때문에 감기를 제대로 알고 제대로 다스리는 사람도 드물다.

◇항생제를 쓰면 빨리 낫는다?

하지만 '감기는 만병의 근원'이라 했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인체 저항력이 약해져 다른 병을 부른다는 얘기. 항생제나 해열제부터 찾거나, 비과학적인 민간요법으로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상한 일도 있다. 감기에도 항생제를 쓰면 증세가 빨리 좋아진다고 생각하는 것이 그것. 하지만 감기는 바이러스로 감염되므로 항생제는 효과가 없다.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항생제는 치료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부작용이 생기거나 세균의 내성만 키워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특별한 경우라는 것은 합병증으로 세균 감염이 왔을 경우이다. 부비동염(축농증), 중이염, 세균성 기관지염 등이 그것이다. 이때는 항생제를 써야 하나, 반드시 의사의 처방에 따라야 한다.

◇주사를 맞으면 빨리 낫는다?

감기에는 주사 한방이 최고인 줄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대부분 먹는 약보다 빨리 낫고 효과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주사제는 특별한 경우에만 쓰는 것이다. 먹는 약이 개발되지 않았거나, 약을 먹을 수 없는 환자이거나, 약물 흡수를 빠르게 해야 하는 환자 등이 실례. 또 세균 합병증이 왔을 때 주사 맞는 진통소염제나 항생제 등도 먹는 약으로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보다, 증상이 가벼운 감기는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면 될 것이다. 혹시 증상이 심하다면 진해제나 진통제 등을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독감 예방주사를 맞으면 감기에도 안걸린다?

감기 예방주사를 맞겠다며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감기를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가 100가지 이상이나 돼 사실상 예방이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병원에서는 예방주사를 주는 수가 있다. 하지만 이것은 흔히 걸리는 감기를 예방하는 주사가 아니다. '유행성 독감'이라고 불리는 인플루엔자를 예방하기 위해 맞는 것이다. 인플루엔자는 감기 보다는 증상도 더 심하고 합병증도 잘 생기는 병이다.

독감 예방주사 역시 누구나 다 맞을 필요는 없다. 당뇨병, 심장병, 기관지 천식, 만성 기관지염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 건강하더라도 65세가 넘은 사람, 면역력이 떨어지는 병을 가진 사람, 그런 환자와 자주 접촉하는 간병인 및 가족 등은 해마다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좋다. 시기는 9월 중순에서 11월 중순 사이가 가장 효과적이다.

◇오래 가는 감기도 있다?

합병증이 생기지 않으면 감기는 일정기간 뒤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것이 보통이다. 대부분은 1주일 이내에 증상이 회복된다.

그러나 아이들 경우 5%에서는 중이염이 나타난다. 감기 걸린 아이가 열 나고 귀 아프거나 귀가 잘 들리지 않는 것 같으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어른들에게선 합병증으로 급성 부비동염(축농증)이 잘 나타난다. 감기 끝에 열이 나고, 귀나 얼굴이 아프고, 기침이 계속되면 합병증을 의심해야 한다.

합병증은 또 그렇다 치더라도, 일년 내내 감기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는 감기가 아니라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질병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예컨대 알레르기 비염은 콧물.재채기.코막힘 등 증상이 감기와 혼동된다. 이런 증상이 반복되고 "나는 코감기를 달고 산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

특히 노인은 축농증.중이염.기관지염.폐렴 등이 생겨도 겉으로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감기로 오랫동안 시름시름 앓으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 봐야 한다. 글: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도움말 이중기 과장

(파티마병원 알레르기.감염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