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로셰비치가 설정한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일(8일)을 나흘 남겨 놓은 가운데 현정권이 야당에 대한 강력한 대처 경고를 잇따라 발표하는 반면 야당은 5일 최대 규모의 집회를 계획, 유고 사태가 유혈 충돌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유고연방 정부는 총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야당에 대해 곧 엄중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3일 경고했다. 국영TV를 통해 발표된 성명은 "최근 총파업으로 시민의 안전과 재산이 위협받고, 기업체.학교.의료기관 등의 기능이 완전 마비됐다"면서 "어떠한 반체제 단체나 개인도 법에 따라 엄중 처벌될 것"이라며 언론까지 위협했다.
그 직후 밀로셰비치는 주요 인사 검거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으며, 시중에도 야당세력 검거 소문이 파다하게 퍼지고 있다. 또 성명 발표 후 육군 참모총장이 곧바로 파업 중인 탄광 광부들의 작업 복귀를 촉구, 유고 위기에 군부가 최초로 개입했다.
이어 유고 군과 경찰은 7천500명의 광부들이 파업 중인 콜루바라 탄광에 병력을 증파했으며, 참모총장 등 군 장성들은 탄광 안으로 들어가 파업 종식을 요구했다. 현지 라디오 방송들은 군 장성들이 즉각 작업을 재개하지 않을 경우 강제적인 작업 재개 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위협했으나 광부들은 굴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탄광 파업으로 발전소에 석탄 공급이 중단돼 유고 제3의 도시인 니시와 차차크시의 일부 지역에는 3일 새벽부터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이런 가운데 3일 오전 수십대의 트럭 행렬과 민간인 소유 차량들이 외곽 도로를 2시간 동안 봉쇄해 베오그라드 인근 교통망이 일시 마비됐다. 또 차차크시 주변 도로에도 곳곳에 바리케이드가 설치됐으며, 주요 고속도로도 폐쇄돼 큰 혼란이 야기됐다. 몬테네그로 공화국에서는 공공 교통기관 종사자들의 파업으로 세르비아행 철도가 마비됐다. 버스회사들은 국경지대까지만 버스를 운행, 유고 연방을 구성하는 두 공화국간의 인적.물적 교류가 중단 위기를 맞고 있다.
유고 야당은 밀로셰비치에게 최후의 타격을 가하기 위해 5일 베오그라드에 집결,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아직까지 시위 진압에 나서지 않고 있으나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밀로셰비치 무력 사용할까?
밀로셰비치는 우선 온갖 위협적 수단을 동원할 것이지만, 그것이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결국은 무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러서면 전범으로 법정에 서야 하기 때문.
이 경우 권력 유지에 핵심적 역할을 해 왔던 경찰이 최일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8만∼10만명으로 추산되는 경찰력은 지난해 더 늘었다. 이와 함께 죄수 출신들이 많이 포함돼 있으며 그동안 보스니아나 코소보 지역에서 잔악 행위로 악명이 높은 준 군사 조직들도 경찰 책임자인 시마토비치에 의해 조직되고 있다.
반면 9만명 규모의 군은 상대적으로 충성도가 약할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전체 병력 중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징집병들은 충성도가 거의 없다. 2년 전 숙군 작업 때 밀려난 전 참모총장은 "군에는 야당의 승리를 축하하는 군 장교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방장관과 내무장관은 밀로셰비치와 함께 전범으로 기소된 '운명공동체'이다.
외신종합=朴鍾奉기자 paxkorea@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
검찰, '尹 부부 사저' 아크로비스타 압수수색…'건진법사' 의혹 관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