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기자

전직 여당의원의 비밀 계좌에서 거액의 뭉칫돈이 발견되자 누구의 돈인지 무슨 용도의 돈이었는지를 밝히라는 독자들의 투고가 쇄도했다. 특히 이 돈이 국가정보기관 계좌를 통해 97년 당시 여당의 총선자금으로 흘러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독자들의 비난이 줄을 이었다.

김성수(대구시 산격동)씨는 "국가 정보기관이 정치권의 자금 유입통로가 됐다면 이것은 국기를 뒤흔드는 사건이다"며 "국민이 낸 세금으로 운영하는 국정원이 하라는 일은 안하고 여당 선거운동이나 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질책했다.

장미령(대구시 동인동)씨는 "정치권에 검은 돈이 흘러들어가서는 절대 안된다.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는 정치권에 검은 돈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며 "검찰은 여든 야든 정치자금에 관한 것은 철저히 수사해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눈앞의 한빛은행 불법대출을 감추기 위한 여당의 치밀하게 계산된 음모라고 주장하는 독자들도 많았다.

이경영(구미시 옥계동)씨는 "한달전 터진 한빛은행 사건은 수사를 하는둥 마는둥 하면서 5년이나 지난 사건을 가지고 이제와서 떠드는 이유는 뭔가"라며 "박지원씨의 비리를 덮자는 수작이 아닌가"며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데는 대부분의 독자들도 공감했다.

김희진(대구시 상인동)씨는 "아무리 검찰발표 시기가 미묘하다고 유야무야 넘어가서는 안된다"며 "여당의 선거자금 문제도 함께 수사해야 한다. 정치자금에 대해 야당만 수사 하고 여당의 것은 모른체한다면 아무리 철저히 수사했다해도 국민은 믿지 못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김대중 대통령의 노림수라는 이색주장도 있었다.

최대희(경산시 중량동)씨는 "국회 개원이 멀지 않은 듯하다. 한나라당 의원이 한명이라도 연루되면 방탄국회를 열려고 자기발로 국회로 들어올 것이다"며 "박지원장관 비리도 어물쩍 넘어가고 국회파행도 막고 1석 2조의 묘수를 짜낸 김대통령이야 말로 진짜 정치 9단이다"고 비꼬았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