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0대 '술 너무 많이 마신다',알코올성 간질환 사망원인 1위

최근 40대 사망원인의 1위가 알코올등으로 인한 간질환이라는 통계청 발표가 나와 알코올 중독의 심각성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치료기관 부족과 치유율 저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는 21C 의 가장 심각한 병의 4 순위로 알콜중독을 손꼽은 가운데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97년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 성인 3천2백만명 가운데 4.2%, 약 134만명이 알코올 남용 및 의존을 보이고 있다.

또 한달동안 5잔이상을 마신날이 5일이상 되는 폭음을 하는 한국성인이 19.1%로 미국에 비해 3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12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99년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사망자수는 인구 10만명당 6.9명으로 남자 5.6명, 여자 0.3명으로 남자가 18.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인구10만명당 알코올로 인한 사망률이 97년 2.9명(남자 4.9명 여자 0.3), 98년 3.0명(남자 5.7 여자 0.4), 99년 3.6명(남자 5.6 여자 0.4)으로 나타나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알코올 중독이 심각한 수준에 달하고 있지만 대부분 종합병원들이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전문치료실 설치를 외면하고 있어 일부 정신병원이나 종합병원에서 내과, 정신과에서 일반환자들과 함께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로 대구·경북지역의 전문치료기관은 대구정신병원등 4곳에 불과하며 알코올 중독치료 전문의사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알코올 중독 환자 대부분이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에서야 비로소 병원을 찾고 재발률도 높아 치유율은 10%정도에 불과하다.

10월 초에 문을 연 대구가톨릭 알코올상담센터 김영호 상담실장은 "직접 찾아오는 사람은 하루 3,4명 문의 전화는 하루 10~30통 정도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실장은 또 "외국에서 술을 약물로 취급하는 반면 음식으로 보고 관대하게 인식하는 우리의 술 문화와 IMF 경제난으로 인해 실의에 빠진 사회분위기가 폭음과 알코올중독을 낳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 알코올중독자도 전체 성인가운데 1994년 4~5%에서 1998년 11%로 늘어나 심각한 수준인데다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꺼려 실제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20여명의 알코올 중독자들이 참여하는 재활모임 '새마음'의 관계자는 "병원치료나 모임을 통해 술을 끊었다가도 몇년후에 다시 술에 입을 대는 사람이 많다"며 "다시 술을 마시면 죄책감에 모임에 나오기가 힘들어 규칙적으로 꾸준히 나오는 사람이 드문 형편"이라고 말했다.

정모(52) "17,8살때부터 마시던 술이 사업을 하면서 늘어 아내가 가출하고 자식들까지 빗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8년동안 알코올 치료를 받으면서 20여차례의 입원을 반복했지만 아직도 술의 유혹은 끊기 힘들다.

새마음의 한 회원은 작년 한동안 끊었던 술을 다시 입에 댄 40대 환자가 술에 취해 남의 집에 들어갔다 도둑으로 몰려 맞아죽은 일도 있다고 말했다.

대구산격복지관 알코올 상담실의 권명수씨는 "한국성인의 32.2%가 알코올 중독으로 발전할 수 있는 문제성음주자라고 할 만큼 술의 폐해가 심각하다"며 특히 "알코올 중독자의 경우 의처증도 심각해 치료기간 중에도 흉기를 들이대며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사례도 빈번하다"고 말했다.

유전적인 요인도 커 알코올 중독자중 60~70%가 알코올로 인해 불화를 겪은 가정에서 산 것으로 보인다.

김영호 실장은 "40대의 알코올로 인한 사망률이 높은 것은 실제 20~30대에 폭음을 했기 때문이므로 이들에 대한 예방교육이 최선책"이라며 "알코올 중독을 줄이려면 음주운전을 엄연한 범죄행위로 보는 등 술을 관대시하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1부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