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3시 대구시 서구 비산동 북부 시외버스터미널.
대합실내 20여평 규모의 상가가 경영난으로 지난해 3월 문을 닫은 후 1년 6개월째 주인을 찾지 못하고 창고로 쓰이고 있다. 가게앞 대합실 천장에는 형광등 불이 꺼져 승객들이 통행에 큰 불편을 겪고 있었다.
시내버스와 함께 대중교통의 한 축인 대구 시외버스터미널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90년대 이후 승객 급감에 따른 경영난으로 시설투자.서비스개선이 제대로 안되는데다 도심에 위치, 교통체증만 유발시키는 등 대중교통으로서의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90년이후 자가용, 열차, 고속버스 등에 고객을 뺏기면서 승객이 해마다 5~10%씩 감소, 10년전의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다.
서부 시외버스터미널의 경우 하루 평균 승객이 5천700여명으로 10년전 1만1천여명의 절반수준에 그치고 있고 하루 136회를 운행하는 남부는 승객이 700명에 불과하다.
동부는 올해 하루 운행횟수를 기존 669회에서 500회로 줄였지만 이용승객은 갈수록 줄어 10년전 만원사례를 빚었던 대구-포항간 45인승 버스의 경우 평일 이용객이 4~5명이 고작이다. 이 때문에 4개 터미널 40개 여객업체중 상당수가 직원들의 월급을 제때 주지 못하는 등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고 시설투자는 커녕 서비스 개선은 엄두도 못낼 정도다.
남부의 경우 매표소 직원이 고작 2명이지만 격일제 근무여서 실제 1명이 표를 팔고 버스시간 문의 등 고객 문의전화까지 받고 있는 실정이다.
또 동부의 경우 터미널 계단이 가파르고 폭이 좁은데다 계단 대부분이 노후로 파손돼 승객들의 항의가 잇따르지만 터미널측은 '돈이 없다'는 이유로 여지껏 보수공사를 하지 않고 있다.
버스기사들의 불친절도 잦아 여대생 조모씨는 최근 북부에서 오후 7시 45분발 상주행 시외버스를 타고 가다가 기사로부터 말을 잘 듣지 않는다며 하차를 강요받았다.
상황이 이런데도 대구시의 올해 대중교통 서비스 개선안에는 시외버스 대책이 단 하나도 없다. 서비스 개선이라곤 2년전 터미널 화장실 개보수공사가 고작이다.
더구나 시는 터미널이 도심 교통체증을 유발시킨다는 이유로 96년부터 서부는 화원 명곡, 북부는 칠곡, 남부와 동부는 동대구 역세권 등으로 이전을 추진해왔으나 5년째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업체들의 경영사정과 터미널을 이전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시설투자와 서비스 개선이 어렵다"며 "이용객 편의와 업체 경영정상화를 위해 국비지원과 민자유치를 통한 터미널 이전을 조속히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종규기자 jongku@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