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가 21일 공식 폐막됐다. '새천년의 번영과 안정의 동반자'를 주제로 한 이번 회의는 이틀간의 짧은 일정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평화에 관한 서울선언', 향후 ASEM의 방향을 규정하는 헌장격인 '아시아.유럽 협력체제(AECF) 2000'이 채택됐으며 '트랜스 유라시아 초고속통신망 구축'등 16개 신규사업이 승인되는 등 많은 성과를 얻었다.
이중 '한반도 평화에 관한 서울선언'은 남북 공동성명의 이행을 지지하고 ASEM 전체 및 개별국 차원에서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우리 정부가 추진해온 남북화해.교류협력 정책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아울러 이 선언은 ASEM 출범 이후 특정 지역의 정치적 문제를 별도의 공식문서로 다룬 첫 사례라는 점에서 그동안 경제문제가 위주였던 ASEM의 관심영역이 정치분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AECF 2000'의 채택은 ASEM을 인종.종교.문화 등에서 전혀 다른 배경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소원했던 아시아와 유럽을 전방위적으로 연결시키는 협력기구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것이다.
즉 1차 방콕회의가 상호존중과 이익을 바탕으로 양지역간 협력을 확대한다는 원칙론적 수준의 논의가 오간 자리였고 2차 런던회의가 아시아를 덮친 금융위기의 극복방안의 논의에 주로 치중했다면 이번 3차 회의는 ASEM을 양대륙을 연결시키기 위한 방안이 논의된 자리였다는 것이다.
△ASEM의 향후 10년간의 발전을 위한 비전 △기본원칙과 목표 △협력분야별 우선순위 △ASEM사업의 조정 및 메커니즘 △신규 회원국 가입 지침 등을 담고 있는 이 문서는 이번 서울회의가 "두 지역간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협력을 위한 기반을 확고히 하는 기회를 제공하였다"고 규정함으로써 ASEM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AECF 2000'과 함께 채택된 '의장성명서'는 이번 회의의 성과를 종합정리한 것으로 이번 회의가 아시아.유럽 지역의 정세에 대한 논의와 정치대화, 경제 및 재무분야에서의 협력강화, 사회.문화.범세계적 문제를 포함한 기타분야에서의 협력 증진 등에서 의미있는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고 이같은 협력관계를 구체화하기 위한 16개 신규사업을 제시했다.
이들 신규사업은 세계화.정보기술, 초국적 문제 및 법집행관련 문제, 인적자원 개발.환경.보건 등 4개 분야에 걸쳐 회원국들의 관심분야를 결집한 것으로 앞으로 회원국 실무자 회의를 통해 추진일정 등이 구체화된다.
한편 우리나라가 이번 회의를 통해 얻은 성과는 의장국으로서 회원국들간 의견을 수렴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외교무대에서 새로운 지평을 연 것을 들 수 있다.
특히 남북한 화해협력에 대한 회원국들의 지지를 확보하고 건국이래 26개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최대규모의 다자간 정상회의를 성공리에 마침으로써 국가위상도 한껏 높아지게 됐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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