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은행 투신상품에 새돌파구

은행이 고객의 자금을 모아 아파트 건설 등 부동산사업에 투자하는 신탁상품이 줄을 잇고 있다. 증권시장 침체로 주식 간접투자 상품이 외면 받는 상황에서 부동산투자신탁이 고수익 간접투자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지난 7월 국민은행이 빅맨부동산투자신탁 1호펀드를 내놓아 순식간에 매진되는 성과를 올린 뒤 9월 3개 펀드를 동시 발매했고 이어 하나.조흥은행도 같은 상품으로 시중자금을 끌어모았다.

최근엔 대구.신한.한미.외환은행 등도 이 시장에 진출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대구은행의 경우 관련 내규제정 및 전산개발을 완료하고 다음달 1일부터 대상 사업장 선정에 들어갈 계획. 특히 침체된 지역 부동산시장을 활성화한다는 목표 아래 은행 거래처를 중심으로 지역 사업장 찾기에 주력키로 했다.

부동산투자신탁은 내년에 선보일 리츠(부동산뮤추얼펀드)와 비슷하다. 리츠가 주식을 발행해 투자자를 모집한 뒤 회사형태로 운용되는 데 반해 부동산투자신탁은 투자대상이 주식, 채권 등이 아닌 부동산이란 점만 다를 뿐 은행의 일반적인 신탁상품과 똑같다.

은행으로선 실적저조로 자금이 빠지기만 하는 신탁시장의 침체를 역전시킬 수 있는 '효자상품'. 특히 주 투자대상인 전국의 재개발시장이 110조원이란 엄청난 규모여서 은행마다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부동산개발 시행사는 개발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은행 공신력에 힘입어 분양률도 높일 수 있다. 분양자는 은행의 분양대금 관리로 안심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투자자로선 500만원 등의 적은 돈으로 부동산에 간접투자할 수 있고 은행 정기예금보다 다소 높은 금리를 기대할 수 있어 인기다.

문제점도 없지 않다. 부동산투자신탁에 돈이 몰리는 가장 큰 이유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전망 때문. 가장 먼저 판매된 국민은행의 빅맨부동산 1~4호의 예상배당률은 연 11~12%. 연 7.5% 안팎을 주는 정기예금보다 훨씬 높다.

그러나 말 그대로 예상배당률이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운용 결과 배당률이 낮아질 수도 있다.

가입기간동안 중도해약이 불가능하다는 것도 단점이다. 보통 만기가 1년에서 1년6개월 정도인데 이 기간동안은 돈을 빼낼 수 없다. 통상 은행은 투자금액의 상당액을 담보대출해주지만 금리부담까지 없어지지는 않는다.

이상훈기자 azzz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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