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울릉군의 역점추진 사업은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신비의 섬 환경보전'.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천혜 자연의 보고인 울릉도가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군사시설과 항만시설공사 등으로 섬 곳곳의 산허리가 잘리고 보존돼야 할 원시림들이 마구 파헤쳐 지고 있다.
울릉군에는 현재 지난 63년도 부터 37년째 시공되고 있는 총 길이 44.2km 일주도로 공사는 차치하고라도 군부대시설·항만공사·석산개발에다 관광지 조성예정지 공사 등 각종 공사 현장이 무려 20여곳 60만여평에 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섬 지역의 식수원 오염과 수백년생 고로쇠나무 수천여 그루가 잘려 나가는 등 5각형의 섬 지형이 4각형으로 모습이 변해가고 있다.
현재 울릉도에서 추진중이거나 이미 설치를 마친 군 시설물은 5만5천여평.
이 가운데 울릉군 북면 나리분지와 말잔등 등 두 지역 1만6천346평에 신설중인 공군 모부대 공사현장에는 지난해 3월부터 레이더 기지,막사 등 시설공사를 위해 희귀종인 섬 고로쇠나무 수천그루가 베어져 나가고 있다.
또 건축자재를 옮기기 위해 북면리에서 나리분지로 통하는 진입로 2km 확장공사를 하면서 희귀수목 수천여 그루도 뽑혀졌다.
특히 말잔등지구는 천연기념물 189호로 지정된 성인봉 원시림과 울릉주민들의 젖줄인 상수원 보호지역과 밀접한 곳. 이 때문에 지난해 8월부터 산악회를 비롯한 지역사회단체들이 '맑은물 지키기 모임'을 발족,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 93년부터 도동항에서 2km 떨어진 울릉읍 사동리 울릉항 공사현장에는 총공사비 3천524억이 투입돼 15만7천여평 규모의 화물, 레저, 어항 등 다목적 항구가 만들어 지고 있다. 북면 현포리에도 93년부터 490억원의 예산으로 접안시설 881m, 물양장 131m규모의 현포어항 공사가 2003년을 목표로 시공중에 있다.이 두 곳 모두 20∼30m 이상의 바다 수심을 돌로 메워야 하는 공사여서 현포리 석산과 남양리 구암 석산에서는 산허리를 잘라 돌을 꺼내는 공사가 동반되고 있어 울릉도의 대표적인 섬 파괴 현장으로 손꼽히고 있다.
여기에다 울릉군은 사동항에서 8km, 자동차로 5분 거리인 남양리 마을 포구를 3종어항(해양수산부 어항)으로 항종을 변경해 해양수산부 용역이 끝나는 2002년부터 방파제 공사와 물량장 시설을 착수한다는 방침이어서 길이 1km에 이르는 조약돌 해안 지역(몽돌해변)과, 우산국의 전설을 간직한 사자바위가 훼손될 위기에 처했다.
환경단체와 일부시민들은 차량으로 5분거리인 사동리에 이미 다목적 항만공사가 추진중인데도 또다시 남양항을 신설하는 것은 400여척인 울릉도 어선 규모에 비해 항구만 키우는 격이라고 지적하고 개발이 본격화 될 경우 울릉도 해저 생태계가 송두리째 파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울릉·허영국 huhy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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