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생활한방-감기

날씨가 차갑고 건조해지면서 감기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한의학에서는 감기를 감모(感冒)라 한다.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바른 기운(正氣)이 약해진 것을 틈 타 외부의 나쁜 기운(邪氣), 즉 바이러스가 침범해 발생한다고 파악하는 것이다.

한의학적으로 감기는 대부분 차가운 공기(風寒)가 인체 바깥에 해당하는 태양경(太陽經)을 침범해 발생한다. 이때는 콧물.재채기.목통증.오한.발열.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다 잘 치료되지 않아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입안이 마르고 열과 오한이 번갈아 나며, 가슴이 답답하면서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더 심하면 입에 열이 나고 땀을 많이 흘린다. 변비.복통도 나타난다.

처방은 환자 상태에 따라 다양하다. 그러나 단지 증상만 없애주는 것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체질을 살펴 약한 체력을 보충함으로써 면역기능 회복을 촉진, 나쁜 기운을 없어지게 치료한다. 대표적 처방으로는 삼소음, 형방패독산, 시경반하탕, 쌍화탕, 갈근탕, 소시호탕, 궁소산 등이 있다. 하지만 적응증이 다르므로 진찰 받은 후 체질에 맞게 복용해야 한다.

흔히 땀을 푹 내면 빨리 낫는다 해서 사우나에 하루종일 들어 앉는 경우가 있다. 이런 방법도 감기 초기 체력이 양호할 때는 효과가 있다. 땀을 통해 나쁜 기운을 배출시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는 것. 그러나 체력이 약해지거나, 사우나 후에 바로 찬바람을 쐬거나, 찬물을 마시면 목욕 전후의 심한 온도 차이로 인체 불균형이 심해져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감기의 전조증으로 등이 선뜩하거나 오슬오슬 추위를 느낄 때가 있다. 이때는 등뼈 목덜미의 두번째 척추 뼈에서 좌우 3cm되는 곳의 풍문(風門)이라는 혈자리를 헤어 드라이어 같은 것으로 따뜻하게 해주면 좋다. 외부 찬기운이 인체에 들어가는 것을 막아 주기 위한 것이다.

단방으로 칡뿌리를 하루 20g씩 끓여 수시로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감기 초기나 두통.오한.발열이 있고 목덜미에서 어깨까지 결리며 통증이 심하며, 땀이 나지 않을 때 효과가 있다. 칡이 영양을 돋워주고 보온 시키는 기능이 강한 까닭이다. 파의 흰부분을 짧게 잘라서 물을 많이 부어 팔팔 끓인 것을 마시거나, 파 3뿌리, 생강 5조각, 마늘 1통을 잘 다져서 팔팔 끓는 물에 넣은 뒤 설탕을 타서 잠자기 전에 마시면 초기 발한 해열에 아주 좋다. 초기 발한.발열에는 무 다진 것에 꿀을 섞어 뜨거운 물에 타 마시면 좋다.

기침이 심하면 생강.오미자.유자 등을 차로 만들어 마시거나, 벌꿀과 파의 흰 부위를 달여 하루 한두 숟가락씩 2회 복용하면 도움 된다. 목에 통증이 있고 갈증이 있으면 배즙과 생강즙을 섞은 뒤 꿀을 타서 따뜻하게 마시는게 좋다.

김종대교수(경산대 한방병원 5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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