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촌 지키는 자랑스런 얼굴들

---포항 농업인대상 허국씨

농산물에도 리콜제도를 도입, 운영하는 농민이 있다. 허국(53·포항시 남구 상도동)씨가 주인공.

포항 섬안 큰다리 옆 '섬안농장'에서 토마토와 부추, 시금치를 생산하고 있는 허씨는 농산물도 신용이 생명이라며 판매한 제품에서 하자가 있으면 얼마든지 달려가 교환, 보상해 준다.

이같은 정성에 대한 보답은 소비자들이 섬안농장에서 생산된 농산물이라면 확실히 믿는다는 것. 지난 75년 군 제대후 1천500평의 밭에 토마토 농사를 시작, 현재 3천500평 규모의 시설하우스와 1천500평의 노지 채소를 경작하는 대농으로 성장한 그는 농약과 화학비료는 줄이고 유기질 토비 위주로 한다는 자연농법 원칙도 정했다. "요즘 농촌 사정이 무척 어렵습니다"

언제쯤 농민들의 얼굴이 펴질지…"라고 말하는 그도 한때 연 매출 1억여원을 올렸던 예전과 달리 값 하락으로 채산성 유지가 빠듯하다며 안타까워 했다.

80년 부추 상대작목반을 조직, 농산물 제값 받기에 앞장섰던 그는 82년 농업인후계자로 선정된 후 포항시연합회장을 맡기도 했으며 6년전에는 상대1동에 노인정을 건축하는 등 사회활동도 왕성하다.

주위에서 '도시근교농업의 선구자' '토마토 박사'로 불리는 그는 이같은 업적을 인정받아 제5회 포항농업인 대상자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포항·최윤채 cychoi@imaeil.com

---농진청 기술상 홍도헌씨

군위군 우보면 이우농산에서 디지털 과학영농으로 장미를 생산하고 있는 홍도헌(51)씨가 농촌진흥청이 주관한 제6회 세계농업기술상 시상식에서 수출농업분야의 농업기술상을 수상했다.

홍씨는 8일 세계일보사 국제연수원 강당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700만원의 상금과 함께 9박 10일간의 호주 등 선진외국 농업현장을 견학할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평범한 수도작과 과수농사를 하던 홍씨는 지난 80년, 장미농장으로 바꿔 부농의 꿈을 키웠지만 초창기 재배기술과 판매망 부족으로 실패를 거듭해야 했다.

그 때부터는 화훼단지가 조성된 수도권에서 10여개월 남의 집을 전전하며 장미재배 기술을 익히고 꽃 유통회사에 취직, 유통과정 등을 꼼꼼히 챙겼다.

이어 고향에 와 화훼경력 10년 이상인 5명으로 영농조합법인을 결성, 40억원 규모의 최첨단 유리온실 사업에 사활을 건다. 그러나 첫수확의 기쁨을 맛보기도 전에 IMF 한파로 국내 꽃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또 다시 실패.

그럼에도 홍씨는 밤·낮없이 장미연구를 위해 인터넷으로 세계 정보와 씨름하고, 장미 관련 서적들로 연구에 몰두해'아칭 재배법'(생장점에서 새순이 돋게해 채화 수를 늘리는 방법)이란 신기술을 개발해 냈다. 마침내 고품질 장미생산에 이르면서 국내보다 몇갑절 높은 가격으로 일본수출에 성공하게 된 것. 이 때문에 지난해 신지식인으로 선정된데 이어 경북농정대상도 받았다.

홍씨는"매일 기록한 영농일지는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최고의 영농 참고서가 됐다"고 말했다.

군위·정창구기자 jcg@imaeil.com

---자랑스런 농업인 김윤기씨

"추수철, 풍요로워야 할 농민이 되레 빚더미에 올라 앉아 허탈한 마음을 가누지 못하는 것이 요즘 농촌의 현주소입니다"

올 구미시로 부터'자랑스런 농업인'으로 선정된 김윤기(38·구미시 장천면 하장리·사진)씨.

김씨는 매년 수박 3천평, 수도작 1만5천평의 농사를 짓는 복합영농으로 연간 9천여만원의 수익을 올리는 알짜배기 농사꾼. 여기에 최근까지 한우 50두를 키워오다 수지타산을 맞추지 못해 모두 처분했다.

특히 지난 97년부터 또래의 농사꾼 26명을 모아 청년회를 만들어 농한기때 틈틈이 농토를 버리고 대도시로 이주한 탈농인들의 유휴농지 1만5천여평을 개간, 문전옥답으로 바꾼 사실이 돋보인다.

이젠 개간한 유휴농지에서 12t의 쌀을 생산, 2천300만원 정도의 수익금을 거둔다. 황금알을 낳는 우량농지로 탈바꿈된 것.

이 곳 수익금으로는 경로당 난방비와 보육원 김장·의류비 등 550만원, 무의탁 노인 쌀25포대, 저소득층 자녀 장학금 150만원 등을 각각 지출한다고.

구미 오상고를 졸업한 뒤 농사에만 매달린 김씨는 지난 88년 농업경영인으로 선정됐고 현재 장천면 농업경영인회와 체육회 일을 맡아 오고 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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