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집 주치의-보청기

인간은 태어나면서 가장 먼저 자신의 울음소리를 듣고, 어머니 가슴의 고동소리를 듣는다. 소리는 의사 소통의 도구일 뿐 아니라, 주의를 환기시키는 신호나 경보가 되기도 한다. 귀는 모든 방향에서 오는 소리를 감지하는 인체의 레이다 역할을 한다.

최근 노인성 난청 환자와 직업성 난청 환자가 많아지면서 보청기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난청이 있다고 해서 보청기부터 챙기는 경향이 있는 것. 그러나 치료가 가능한 난청인가를 먼저 알아보고, 내과적·외과적 치료가 불가능할 때 보청기를 끼는 것이 원칙이다.

보청기는 신호처리 방식에 따라 아날로그형, 프로그램형, 디지털형으로 구분된다. 아날로그형은 소리를 원음 그대로 증폭해 모든 소음까지 여과 없이 똑같이 증폭시킨다. 그래서 잡음 많은 곳에서는 매우 시끄럽다.

프로그램형도 소리를 증폭하지만 음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다. 디지털형은 음성신호만 감지해 증폭시킨다. 따라서 소음은 감소시키고 원음에 가까운 소리를 전달해 준다.

보청기를 선택할 때는 이비인후과 전문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귀 상태, 청력 손실의 정도와 유형, 취급의 용이성 등이 고려돼야 보청기가 제기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최근 나온 고막형 디지털 보청기가 성능상 우수하다지만, 고도 난청환자가 착용하면 청력 재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환자에겐 고출력형의 일반 보청기가 좋은 것이다.

보청기를 한번 선택했으면 그 보청기가 적합한지를 확인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또 한번 선택했다 해서 계속 쓸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바꿔 줘야 한다.

보청기의 평균 수명은 5년 정도이다. 부품인 리시버의 고장이 잦고 귀지 및 습기에 약하므로 관리도 세심히 해야 한다. 따라서 정기점검 및 주기적 청결 관리가 필요하다. 습기 제거 용기에 담아 보관하면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

박선호 이비인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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