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성골검사가 감찰 망치고 있다

지금 검찰이 사면초가의 처지에 있다. 검찰수뇌부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표결절차만 남겨두고 있고 옷로비사건은 법원 1심판결에서 검찰의 주장이 무죄로 받아들여진 가운데 '정현준게이트'사건마저 의혹해소가 미흡하자 검찰내부에서조차 '이대로는 안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건 한마디로 검찰이 아직 회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증거로 우리는 받아들이고 싶다. 지금 검찰은 최근 정치적으로 민감한 각종의혹사건마다 거의 수사결과는 '혐의가 없다'로 일관해온게 사실이고 이에 따라 검찰의 신뢰는 추락할대로 추락한 상황에 처해있다. 이럴때 같은 조직원이라고해서 검찰구성원 전체가 조직이기주의에만 빠져 있다면 우리의 검찰은 그야말로 희망이 없다고 봐야한다. 이런 관점에서 일부 깨어있는 양심적인 소장검사들의 '탄핵안'이 바람직한 건 아니지만 우리들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솔직하게 지적하는 부류가 있다는건 검찰의 장래가 암담하지만은 않다고 볼 수도 있다. 지금 일부 소장검사들을 주축으로 보인 내부비판의 골자는 대체로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그 첫째가 이번 '정현준게이트'사건수사에서 보여준 검찰수사는 한마디로 졸속으로 같은 검사로서도 부끄럽다는 반응이다. 그중에서도 이번 사건의 최대 의혹인 정치권이나 금감원의 로비의혹을 밝혀줄 핵심인물인 오기준 신양팩토링사장의 해외도피사실을 6일만에 알았다는건 검찰수사의 기초조차 망각한 최대의 실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또 자기의 죄를 숨기려는 피의자의 자백을 받아내는 노하우는 검사만 갖고 있는데 이경자 동방금고부회장을 검찰이 넘어뜨리지 못한 것도 검찰의 수사미흡이라는 지적도 했다.

이같은 문제점은 검찰특수부에 특수통이 없다고 자성하고 그건 검사인사에 근원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인사때마다 요직만을 차지하는 일부 '성골·진골'의 귀족검사가 있다는건 검사의 자질에 따른 공정한 인사가 안되고 있다는 증거라는 따가운 비판도 서슴지 않고 있다. 그야말로 옳은 소리이다. 결국 검사들에 의해 이번 수사는 졸속으로 지적받았고 그건 따지고 보면 특정지역출신의 검사편중인사에 있을 시사한 중대한 발언이다. 한마디로 검찰이 썩고 있다는 증거를 댄 셈이고 이런 조직에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한다는건 거의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우리의 생각이다. 대통령이나 검찰지휘부는 검찰의 근원적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 '그 자성의 목소리'에서 찾고 '검찰위상정립'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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