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부터 26일까지 대구문예회관에서 열리는 '대구미술 100년전'은 20세기 대구미술의 성과와 의미, 전망을 담고있다는 점에서 뜻깊은 전시회라 할 수 있다.서예를 제외한 분야가 지난 20년대초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됐으니 정확히는 80년간의 대구 미술사인 셈이다.
전시회 첫날인 14일, 대구지역 많은 작가와 시민,학생들이 전시회장을 찾아 성황을 이뤘고 이튿날인 15일에도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져 '전시회'의 비중을 엿보게 했다.이 전시회에는 10개 전시실을 이용, 작고작가와 현존작가 355명의 작품들을 각각 5개 전시실로 나눠 서양화,한국화,서예,조각 등 분야별로 구분해 전시하고 있다.
빛이 바랜 한지위에서 꿈틀대는 서예작품을 비롯, 회화 작품들은 다양한 경향으로 지난 시대의 지역 미술 흐름을 전해주고 있다.작고작가 권순일의 한국화는 꽃과 풀을 배경으로 한복입은 여인을 고운 선으로 나타냈고 최근배의 농악 역시 선으로 몸의 움직임을 표현, 요즘의 한국화와는 다른 느낌을 안겨준다. 작고작가 권진호의 풍경화는 어두운 색조로 일본 적산가옥, 한복입은 사람들로 지금은 보기 힘든 도시의 모습을 그려 지나간 세월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한다.
작고작가들의 풍경화와 정물화는 대체로 어두운 색조,사실적 화풍으로 정치,경제적으로 혼란스럽고 힘겹던 지난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다.
현존 작가들의 작품은 한층 다양하다.추상화,추상표현주의 작품들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작가 고유의 실험적 기법과 정신을 담은 작품들이 느껴진다. 형상을 담은 작품들도 밝고 강렬한 색, 다양한 기법으로 작고작가들의 구상화와는 많이 구별된다.
그러나 '대구미술 100년전'이 교육적 측면과 관객과의 소통이라는 면에서 볼때 역시 아쉬운 점은 있기 마련. 100년의 역사에 따라 355명의 작가를 선정,많은 전시실에 담다보니 정리가 되지않고 혼란스러운 느낌이다.대구미술협회가 미술사와 작품 경향에 대한 세미나를 열고 자료도 발간했지만 전시장에도 미술사와 작품 경향을 소개하는 기획이 부족한 인상이었다.
연대별로 작품을 전시하거나 주요 작가에 대해 집중조명하고 전시장 중앙에는 자료와 글로 소개하는 형식이 곁들여졌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김지석기자 jiseok@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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