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찬바람 불면 참을 수 없는 고통

찬바람이 불고 건조해지면 참을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밤만 되면 온몸이 근질근질해져 피부가 벌게지도록 긁어야만 직성이 풀린다. 밤마다 치러야 하는 가려움증과의 전쟁. 그 고통에서 해방되는 길은 없을까?

피부는 우리 몸 전체를 덮어 그것을 외부로부터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신체 최일선 방어선인 것. 그러나 그때문에 항상 계절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그 중 겨울은 가장 힘든 계절. 낮은 기온, 메마르고 차가운 바람, 건조한 실내, 뜨거운 샤워나 세숫물… 겨울에 피부가 받아야 할 자극은 다른 계절에 비해 훨씬 강해진다.

◇왜 가렵나?

겨울철 피부에 가장 큰 문제는 가려움증이다. 왜 이럴까?

기온이 내려가면 피부 신진대사가 약화돼 땀 분비와 피지선의 지방 분비량이 줄어든다. 그렇게 되면 피부를 보호하고 어느 정도의 수분을 유지해 주는 피지막 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결국은 수분의 증발을 막지 못하게 되는 것. 여기다 모세혈관이 수축돼 영양 공급마저 제대로 되지 않아, 피부는 최악의 상태가 되는 것이다.

수분을 빼앗긴 피부는 마치 가뭄철의 논바닥처럼 심하게 갈라진다. 밤이 되면 실내가 건조하고 온도는 올라가 가려움증은 극에 달한다. 특히 어린이나 노인은 피부 지방의 분비가 적어 피부 건조증이 더 심하게 나타나 고통스런 겨울밤을 나야 한다.

◇때 밀면 더 가렵다

가려움증이 심하면 물론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일반인도 어느 정도 가려움증을 예방할 수 있는 길은 있다. 그 중에서도 목욕을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겨울이 돼 피부가 가려워지면 피부에 때가 끼어 그렇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대중탕에 가 뜨거운 물에 푹 불린 후 때밀이 수건으로 정성 들여 여러 차례 때를 벗겨 낸다. 여기다 비누칠까지 한다.

그러나 이것은 독약. 그나마 좀 남아 있던 피부보호 지방막까지 완전히 제거해 버리는 일이다. 그렇게 되면 기분은 상쾌해지지만 피부는 더 건조해진다. 2, 3일이 지나면 더 심한 가려움증이 찾아온다.

이때문에 더러는 때를 덜 벗겼거나 목욕탕에서 피부병을 옮았다고 생각, 다시 목욕하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비누도 좋지 않다

목욕할 때는 비누도 좋지 않다.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피부에 좋은 비누는 없다. 어느 비누가 덜 해로운가 따지는 편이 더 옳다. 알카리성 비누보다는 약산성 비누를, 비누성분보다는 세정이 가능한 폼클린저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등등이 그것. 목욕물에 타서 사용하는 보습제도 권할 만하다.

때를 미는 일은 금물이다. 뜨거운 물로 목욕한 뒤에는 수분 손실이 빨라지므로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샤워하는 게 좋다. 목욕 후 물기는 피부를 눌러 닦고, 즉시 보디로션이나 보디오일, 크림 등을 발라 주는 게 도움 된다.

◇적정 실내 습도 유지를

겨울철 피부에는 적정 수분 함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내습도를 잘 관리해야 한다. 실내가 건조하면 아무리 피부 관리를 잘 하고 좋은 화장품을 발랐더라도 표피가 금방 건조해지기 마련. 적정 실내 습도를 유지하는 것은 피부 건강과 미용은 물론, 감기도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피부가 건조하면서 각질이 일어나는 경우에는 유레아나 알파하이드록시산, 또는 락틱산 성분이 함유된 연고제를 사용한다. 심한 경우에는 국소 스테로이드제나 항소양제를 쓰기도 한다.

글: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도움말 김동성(고운성형외과와 피부과 원장·www.gounskin.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