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시장 나가 밤11시 귀가고3아들 시험날도 못챙겨
"미안할 뿐이지요". 칠성시장 난전에서 만난 송영자(54·대구 신암동)씨도 올해 수능시험을 치른 아들을 뒀다. 그러나 입시를 치르는 아들에게 따뜻한 밥 한 그릇 지어 먹이기도 힘들었다.
20여년째 다니는 새벽시장은 가족의 생계가 달린 일터. 새벽부터 낮까지 난전에서 무·배추·파를 판다. 오후에는 용계동·불로동, 멀리는 영천의 채소밭으로까지 일하러 나간다. 무·배추를 다듬고 묶는다. 집으로 돌아오면 밤 11시를 넘기기 일쑤. 하루하루 버텨내는 것으로도 벅차다.
수능 시험날도 마찬가지였다. 오후 2시쯤 아이 수험장에 잠시 들른 것이 전부. 수험장을 경비하는 경찰에 막혀 학교 안엔 들어가 보지도 못했다. 멀리서 학교 건물의 많고 많은 유리창을 하나하나 살피다가 그냥 돌아섰다. 다시 채소밭… 미안함만 가슴 가득 차곡차곡 쌓인 한해였다.
수험생 아들 딸에게 도움을 줄 수 없었던 어머니·아버지들, 그들에게 올 한해는 더 힘든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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