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훈계가 필요없는 사회

서울의 한 친구가 여고졸업 30주년 기념으로 그옛날 수학여행 때와 같은 코스로 설악산을 다녀와서는 얼마나 재미있었던가를 들려 주었다. 서로 반갑다고 꽥꽥(?)거리며 시끌벅적한 가운데 한 친구가 멋진 제안을 했다고 한다. "사흘간 남편얘기, 자식얘기, 종교얘기 하지말기"

친구말이 그래서 그 사흘간의 여행이 아주 즐거웠다고 했다. 하긴 남편, 자식, 종교 얘기 안하면 부딪칠 일도 적으니 화기애애할 만도 했겠다.

나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추가하고 싶다. "훈계조로 말하지 말기" 를.

나의 한 친구는 항상 "저와 여러분은…"이라는 말로 설교를 하신다는 어느 목사님을 무척 존경한다고 했다. 내 경우 절대 훈계조의 말씀을 안하시는 신부님을 만난 적이 있는데 아주 느낌이 좋은 분으로 기억하고 있다. 성직자들로부터도 훈계받기 싫어하는데 하물며 친구나 동료들로부터 훈계받기 좋아할 사람은 없는 것 같다요즈음 30대 부부들을 보면 참 부러울 때가 많다. 우리때와 비교하면 지금의 그들은 여러모로 여유있는 것 같다. 양성평등도 많이 이루어진 것 같고.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고 훈계받기도 싫어하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거침없이 하며 당당해 보인다.

얼마전 신문에서 '아줌마들에 배신당한 아줌마'란 제목의 TV드라마 평을 읽었다. 그 기사에선 '지금의 30대 여성은 드라마 속 여성처럼 무식하지도 않고,사고범위도 좁지 않다'고 지적했으며, 감각과 정서도 달라졌다고 했다.

그 기사를 보면서 우리 사회가 달라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세계가 한 지구촌인 현실에서 한가지 더 욕심을 내고 싶다. 남에게 피해주지 말고,흉한 모습 보이지 말고,조금 더 긴장해서 살았으면 하는…. 그래서 정말 훈계조의 말이 필요없어지는 그런 사회를.

경동정보대 평생교육원장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