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웃 벽 허무는 가교역할 '톡톡'

'우리 아파트 단지에도 인터넷 홈페이지가 있었으면…'. 대구시내 아파트 단지에 인터넷 홈페이지 개설이 늘어나면서 콘크리트 숲속의 이웃간 벽을 허무는 사이버 공동체문화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

최근 단지내 인터넷 전용선과 홈페이지 등을 기본 설비로 갖춘 사이버 아파트 건축붐과 함께 기존 아파트에도 인터넷 전용선 보급이 확장되면서 대단위 단지의 아파트를 중심으로 인터넷 홈페이지 제작 움직임이 올들어 부쩍 늘어났다.

이같은 경향은 주부 인터넷 인구 증가에 힘입어 지역의 생활정보까지 망라된 아파트 홈페이지를 만들어 일상생활에 활용하려는 추세로 이어지며 경북지역 대도시와 규모가 작은 아파트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대구시 동구 효목동 진로이스트타운 입주민 박재영(32)씨는 지난 8월 개설된 아파트 홈페이지 덕분에 관리사무소나 입주자대표회의의 공지사항 확인은 물론 사업상 필요한 각종 정보수집도 집안에서 클릭 한번으로 해결하고 있다.

우방강촌마을에 사는 한 주부는 홈페이지 '교환합시다' 코너에 유모차를 내놓은 대신 백일정도 된 남자아기의 의류나 용품을 물려줄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팔공2차 보성타운 주민 손운호씨는 '카풀'난에 '추운데 떨지말고 함께가요'란 글을 올리고 동부소방서쪽으로 출근하는 이웃 아파트 주민들이 자신의 승용차를 함께 이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대구시내 아파트에 사이버 공동체문화의 새바람을 몰고 온 인터넷 홈페이지 개설이 본격화된 것은 올들어서부터. 달서구 용산동 서한화성1차 아파트를 비롯해 불과 8, 9개월 만에 홈페이지를 구축한 아파트 단지가 120개를 넘어섰다.

아파트 홈페이지에는 아파트 현황과 주변 상가.학원 등 생활권 정보, 지역뉴스, 여성.주부코너, 취업과 건강정보 등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소식과 정보가 담겨있어 사이버 입주민들의 호응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아파트 홈페이지 개설이 유행처럼 늘어나고 있는데는 특히 아파트 포털 사이트를 지향하며 무료로 홈페이지를 만들어 제공하는 서비스 업체의 등장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지역의 아파트 인터넷홈페이지 무료제작업체인 세치넷(www.sechi.co.kr)의 이인기(41.대구시 수성구 수성2가) 전무는 "무료 서비스업체를 이용하면 보통 수백만원씩 하는 제작비용을 줄이면서 홈페이지의 콘텐츠를 다양하고 알차게 꾸밀 수 있다"며 "대구에 이어 경산.구미 등지에서도 홈페이지 구축바람이 일고 있다"고 밝혔다.

진로이스트타운 관리사무소의 김희원(40) 소장은"30대 후반 이상의 입주민들 참여도가 아직은 낮은 편이지만 홈페이지 개설이후 입주민간 심리적 거리감이 많이 좁혀진 느낌"이라며 "주민들의 참여가 활성화되면 홈페이지가 인터넷 쇼핑과 사이버 이웃을 실현하는 아파트 생활의 한 구심점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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