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을 모시는 불자지만 같은 종교인으로서 새천년 첫 성탄절을 맞는 천주교 신도들에게 의미있는 선물을 꼭 하고 싶었습니다』
안동 봉정사 지조암 귀일(41)스님이 성탄절을 앞둔 23일 예수 그리스도상 십자가를 기와그림으로 그려 안동 가톨릭상지대학 여학생 기숙사 예지관에다 선물해 화제가 되고 있다.
스님이 그린 십자가 그림은 봉정사 인근에서 출토된 300여년 전 전통 고기와에다 탱화용 물감과 금불상 개금 재료를 사용해 보름씩이나 걸려 완성한 그림. 불교의 흔적과 천주교의 느낌이 잘 어우러져 있어 종파를 초월해 종교인들간의 이해와 화목을 바라는 마음이 듬뿍 스며 있다.
처음 타 종교인이 그린 십자가 그림이라서 선물로 받기를 꺼려하지나 않을까 무척이나 조바심을 내기도 한 스님은 이날 류강하 학장을 비롯한 이 대학 신부와 수녀 모두들이 좋아하며 감사의 뜻을 표하자 소년처럼 흐뭇해 했다.
뜻밖의 선물을 전해 받은 기숙사 사감장 카타리나(40) 수녀는 『기와의 질감에다 단순히 금색 명암으로 묘사된 스님의 그리스도 십자가는 우리 전통 정서와 어울려 푸근한 느낌을 준다』며 이 그림을 기숙사 1층 응접실 벽에 걸어두고 방문객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동·권동순기자 pino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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