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졸라매자"(연말풍속도 양극화 극심)"흥청망청"

서민들은 연말모임을 축소하거나 아예 취소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반면 일부 부유층은 골프 여행과 고급 호텔 망년회로 흥청망청, 연말 풍속도가 계층별로 극심한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몰아치고 있는 불경기 한파로 마음까지 얼어붙은 서민들은 요란한 망년회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회사원 권오흠(38·달서구 상인동)씨는 "회사 망년회를 호텔에서 열 계획을 세웠다가 단체 영화관람과 호프집 회식으로 끝냈다"며 "절약한 망년회 예산은 고아원과 양로원에 기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훈(32·동구 방촌동)씨는 "구조조정으로 실직당한 친구들이 있어 위로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며 "술, 과일 등을 나누어 준비, 집에서 부부동반 망년회를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말특수'를 기대했던 음식점들이 울상이다. 지난해 예약초과 특수를 누렸다는 중구 남일동 ㅅ음식점의 경우 망년회 모임이 지난해의 60~70% 수준밖에 되지 않는데다 예약을 취소하는 경우도 잦다는 것.

수성구 시지동 ㅊ가든 업주도 "지난해에 비해 모임도 줄었을 뿐더러 지출 한도를 정해 음식을 주문하는 경우가 많아 매상도 눈에 띄게 줄었다"며 한숨지었다.

반면 골프여행이나 고급 호텔, 음식점을 찾는 일부 부유층의 송년행사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요란스럽다.

시내 ㅅ여행사에 따르면 연말연시 제주도 관광은 주말 예약은 물론 평일 예약까지 마감됐고, 골프 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작년에 비해 30%정도 늘어난 상태다.

여행사 관계자는"비교적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의 관광여행은 여전하다"며 "제주도 골프 여행의 경우 문의와 신청이 쇄도하고 있지만 더이상 감당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고급호텔도 망년회 규모는 줄었지만 연말 연회석 예약률이 80~90%를 웃돌고 있고 고급 음식점도 연일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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