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제용어 성쇠

지난해 봄 이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가 폭락을 거듭하면서 이제 나스닥, 신경제, 부의 효과 등의 용어를 경제교과서에서 일부러 찾는 사람은 줄어들 것이라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10일자에서 보도했다.

이 신문은 대신 침체, 감세, 재고조정, 채권시장, 달러화 등이 경제분야의 중요용어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며 경제교과서의 퇴장용어와 신규편입용어를 대비해 배경설명과 함께 소개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이 재미를 곁들여 퇴장용어라고 소개한 것은 △소프트 랜딩 △신경제 △부의 효과 △비이성적 활력 △나스닥 △고든 무어(무어의 법칙) △@(e-메일 주소의 at).

새로 편입될 용어는 △침체 △재고조정 △소비자 자신감 △감세 △채권시장 △조셉 슘페터(창조적 파괴) △$(미 달러화) 등이다.

퇴장용어 중 부의 효과(WEALTH EFFECT)는 가계소득과 증시 시가총액이 100달러가 증가하면 소비지출이 2~4달러 만큼 늘어난다고 하는 것. 이 이론은 지난 99년과 지난해까지 유효했으나 이제 증시가 위축된 만큼 더 이상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지 않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지난 96년 12월 워싱턴의 한모임에서 당시 미국민들의 주식열기를 지칭하면서 표현한 '비이성적 활력'은 이제 사라지고 대신 '비이성적 비관주의'가 자리잡게 될 것이다.

인텔의 고든 무어 전 회장의 이름을 따 만들어진 '무어의 법칙'은 반도체의 전산능력이 매 18개월 주기로 배가된다고 하는 것. 기술진보의 속도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 법칙 자체를 부인할 수는 없지만 그 속도의 증가는 장애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편입용어 중 조셉 슘페터는 파산기업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되는 것이다. 경제학자 슘페터는 때로는 잔인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자유시장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이 퇴장하고 진보적인 아이디어가 그 자리를 메우게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9월 미국에서는 94만이 넘는 기업과 개인이 파산신청을 했다. 앞으로는 그 숫자가 훨씬 더 늘게 될 것이다.

채권시장은 주식시장이 호황일 때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침체되면서 투자자들은 채권시장에서 확실한 수익을 보장받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특히 조지 W 부시 당선자의 감세정책과 FRB의 금리인하 움직임과 관련 채권시장의 동향을 주시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은 재고조정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자동차 메이커들은 파격적인 리베이트와 생산량 감축을 통해 재고조정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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