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논술.심층면접-세계화의 허와 실

'세계화'라는 말은 영어의 '글로벌리제이션(globalization)'에 해당한다. 해외 학계나 언론에서 논의되고 있는 '세계화'는 주로 국제 경제를 경영하는 데에서 나온 개념이다. 국민 경제가 세계 경제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해외에 판매 회사를 두고 현지에 회사를 설립하여 마침내 해외로 자본이 이동하는 단계가 '세계화'이다.드러커는,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것은 재화나 서비스 무역이 아니다. 그것은 주로 자본의 이동이다'라고 했다. 결국, 각국의 시장이 개방되고 있는 약육강식의 무한 경쟁 속에서 강대국은 더욱 강해지고, 약소국은 생존의 위협을 받는 것이 세계화라는 것이다. 사무엘슨은 투자 자금의 국제적인 흐름, 즉 '자본 이동'이 이 나라 저 나라로 움직일 때마다 어떤 나라는 웃고 어떤 나라는 운다고 했다.

세계화는 세계를 진동시키는 경제 위기라고 할 수 있다. 그 첫 번째 위기는 1980년대 중남미 제국에 들이닥친 채무 위기, 두 번째는 1994년 멕시코를 급습한 통화 위기, 세 번째는 아시아에 닥친 통화 위기로 지금까지도 그 파고가 한국에 미치고 있다. 세계화가 한국에 미치게 될 영향은 한 마디로, '경제 기적은 끝났다'고 진단한 부즈앨런의 한국에 대한 보고서에 집약적으로 잘 드러나 있다.

그 보고서의 '한국 경제 세계화의 권고'는, 외국에 대한 투자·교역의 장벽을 낮추고 외국 기업이 우리의 부실 기업을 인수.합병하도록 허용하며 아울러 자본 시장과 노동 시장까지도 개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기업이 '100명의 종업원 중 40 명 정도는 없어도 되는 인력'이므로 180만 명의 실업자가 발생해야 외국 기업과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의 서민들에게는 뼈아픈 경고가 되고 있다. 외국의 전문가들은 그 동안의 한국 경제가 사회주의 국가처럼 너무 완전 고용이 되어 있었던 것이 세계화의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주장한다.

세계화의 구호가 던진 맹점은, 세계가 '국경 없는 세계'가 되어 가므로 세계화의 흐름에 문을 열어서 민족 자주나 자기 발전과 같은 자아를 없애 버려야 한다는 정서를 고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주체 없는 세계화'의 환상이 널리 국민의 마음 속에 자리잡을 때 해외 여행에서의 외화 낭비도 외제 상품의 범람도 막을 길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더 이상 나갈 길이 없다는 패배주의마저도 만연하게 될 것이다.

외국의 비평가들은 지난 날 완강했던 한국의 경제적 민족주의가 한국의 기업을 망친 원동력이라고들 말한다. 정부가 부실 기업까지도 과보호한 까닭으로, 널리 세계의 열린 경쟁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자생력을 기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기업은 고비용 저효율의 군살을 빼고 대담하게 구조 전환을 해야 한다. 이러한 충고는 일면 타당성을 지니고 있으나, 그 내면에는 세계화가 강대국의 논리라는 점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강대국 이기주의에 뒷받침 된 세계화 이데올로기를 타율적으로 수용할 것이 아니라, 세계화에 도전하기 위해 필요한 한국 나름대로의 자주적인 응전 방식을 창출해야 한다는 점이다.

◈기출문제

▲'세계화'의 순기능적 측면과 역기능적 측면에 대한 자신의 견해는?

▲'세계화'에 대응하여 우리기업의 올바른 경영 철학을 말하시오(고려대)

▲IMF와 같은 경제적 위기에서 일본에 자금을 빌리려고 할 때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말하시오(고려대)

▲현재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데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지 말하시오(연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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