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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착된 사이잘 삼으로 빚은 검은 구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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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를 오가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섬유조각가 차계남씨. 영화 '거미 여인의 키스'에 나오는 검은 옷의 여인처럼 강렬한 이미지의 그녀는 자신의 검은 작품과 곧잘 동일시된다. 16일부터 31일까지 대구 갤러리신라(053-422-1628)에서 열리는 작품전에서 섬유를 중층적 의미의 '언어'로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대구에서는 5년만에 갖는 개인전.

노끈용으로 쓰이는 멕시코산 사이잘 삼을 풀로 압착, 수백 장의 시트로 겹친 뒤 끌과 정으로 쪼고 떼어내 만든 작품 20여점. 검은 색으로만 물들인 작품들은 직선과 곡선의 구조물로 성벽, 굴 등의 이미지를 안겨주며 관람자들을 '거대하고 깊은 세계'로 이끈다.

지난 80년대 초부터 사이잘 소재의 작업에 천착해온 그녀의 작품은 평론가들로부터 '섬유의 자립' '거대한 침묵의 성' 등의 평가를 받고 있다. 92년 일본 오사카 조각 트리엔날레에서는 은상을 수상,독창적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그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모든 것이 사라진 침묵만이 존재하는 색, 존재 본연의 모습을 뜻하는 검은 색의 작품은 존재와 시간, 삶과 죽음의 이미지 일체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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