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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뒷거래 관행이 빚은 고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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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의'대여금 청구 소송'에 맞선 채무자들의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공방(본지 16일자 26면 보도)은 농협의 고질적인 금융 뒷거래가 빚은 사건으로 판단되고 있다.

농협 측은 서류상 대출자로부터 수억원을 받아 내야겠다고 하고, 농민들은 자신들도 모르는 새 수천 만원의 빚더미에 올라 앉았다는 주장이 팽팽해, 재판이 열려야 진위가 가려질 상황. 그러나 그 못잖게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에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안동 법원에 농협측의 대여금 청구 소송 4건 및 경매신청 2건, 채무자들의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 3건, 경매중지 신청 2건 등이 제기돼 있고, 금융감독위.감사원.농협중앙회 등에도 3~4명이 진정서를 내 놓고 있다.

문제의 풍산농협은 1994년 급식업체를 세웠던 조모(50)씨에게 1억3천여 만원의 사업자금을 대출해 주고, 매년 쌀 등 식료품 수억원어치를 조씨에게 팔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조씨는 자동차 구입이나 납품계약 등에 필요하다며 주위 사람들로부터 인감증명 등 서류를 받아 농협에서 대출서류를 작성, 돈을 받아 연체이자 지불금과 사업 자금 등으로 사용해 왔다는 것. 이렇게 해서 채무자가 된 사람들은 7~8명에 이르고, 조씨의 대출금은 5억여원으로 불어났다.

그러나 피해자라 주장하는 사람들은 "농협의 암묵적 묵과가 없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동시 태화동 백모(여.56)씨는 소장에서 "조씨에게 보증용으로 인감서류를 준 적은 있으나 농협에 대출 낸 사실은 없다" "어떻게 본인 확인도 없이 8천500만원이란 거금을 대출해 줄 수 있느냐"고 농협의 책임을 강조했다.

같은 마을 김모(62)씨는 '농어민 신용보증부 대출' 800만원을 받으려다 "대출 금액란은 비워두고 가라"는 직원의 말을 듣고 돌아서 나왔다가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 후 결과 통보가 없어 자신은 농민이 아니어서 대출이 안되는 줄 알고 있다가 뒤늦게 8천500만원을 물어 내라는 통보를 받았다는 것. 김씨는"농협이 농지 원부 등 농민임을 확인하는 서류 조차 요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농협 권오갑(51) 전무는 "당시 김씨는 농민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금액란을 비워 두라고 요구했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며 본인 자필로 써 넣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 외에도 김모.서모씨(각 3천만원), 박모씨(5천만원), 박모(1억6천만원)씨 등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농협 주변에서는 또다른 유사 사례 소문이 나돌고 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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