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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비슬산 파괴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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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자연 생태 보존회 유승원회장 인터뷰비슬산은 대구 남서부지역의 주산이다. '숲으로 덮여있는 산'이란 뜻으로 포산(苞山)이라 불리기도 했다.

대구의 앞산에서 시작한 능선은 남쪽으로 산성산, 청룡산을 거쳐 비슬산까지 끊기지 않고 이어져 소중한 생태축을 형성했다. 물론 비슬산은 유가사, 소재사, 대견사지 등 문화재가 많기로도 유명하다.

이러한 비슬산을 최근 둘러본 결과 이렇게까지 파헤쳐야만 했을까 하는 의문과 분노가 치밀었다.

가창댐과 헐티재를 지나면 나오는 용천사 뒤쪽은 해발 500m대까지 임도가 나 있고 경관이 좋은 곳을 골라 음식점과 러브호텔이 들어서 비슬산의 수려한 자락을 볼썽사납게 만들었다. 지금도 위락시설을 하느라 난도질하고 있는 이곳은 90년대 초만 해도 호젓한 산책로였다. 쑥부쟁이와 할미밀빵이가 어우러진 풀밭이 있었고 박새가 지저귀는 숲속이었다. 유인등을 보고 모여드는 곤충들을 관찰하고, 계곡에서 가재를 잡는 자연캠프장으로도 손색이 없었다.

비슬산은 용천사 주변을 비롯 모든 자락이 임도 개설에 따른 난개발로 훼손됐다. 달성군 유가면 소재사와 인접한 자연휴양림 조성과 임도개설은 대구쪽 비슬산의 전형적인 훼손 사례다. 대견사지까지 산림을 마구 훼손하면서 포장한 임도는 산악인들이 애지중지하던 오솔길이었다.

이 때문에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암괴류(큰 바위들이 계곡을 따라 무더기로 굴러내린 현상)나 핵석(풍화가 빠르게 일어나 둥글게 된 바위)이 파괴됐으나 이런 사실에 당국은 관심조차 두지 않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자연은 한번 훼손하면 원상회복이 사실상 어렵다. 비슬산을 망가뜨리는 그 어떤 행위도 합법이든 불법이든 용납을 않아야 한다. 비슬산은 후대에도 그대로 보전해 물려주어야할 소중한 자연유산이기 때문이다.

영남자연생태보존회 회장 유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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