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존재하나. 그야 말할 것도 없이 백성을 잘 살게 하기위해 존재한다.
그렇다면 그나마 그럭저럭 돌아가고 있는 의료계를 개혁한답시고 뒤흔들어 놓은 끝에 의보재정을 파탄에 몰아넣고 우왕좌왕 하는 이 땅의 정치. 그리고 그 정치인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란 말인가.
2년전 교육개혁에 천문학적 투자를 해놓고도 오히려 개혁은 커녕 교육 망국론까지 판을 치는 이 현실을 바라보면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3류정치에 언제까지 끌려가야 하는지 반문케 된다.
솔직히 말해 지난 몇년간 이 나라는 책상물림의 서생들이 개혁이란 미명아래 자기의 이론을 시험해보는 정책실험장화 했다해도 과언이 아닐 지경이었다. 대외적으로 대통령이 미국에 수모를 당하고 러시아로부터는 신의없는 나라로 매도당하는 가운데 그렇게도 우리가 감싸왔던 북한으로부터는 일방적으로 예정된 장관급회담마저 무기 연기당하는 무례를 겪고 있으니 이야말로 사면초가의 형세다.
국내적으로는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었다고 아우성이고 공적자금은 아직도 모자란다고 동동 걸음이다. 현대가 휘청대고 대우자동차 또한 거액의 공적자금만 삼킨채 여전히 표류하고 있다.
노사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것만 해도 가슴 답답한데 이제는 언론이 언론을 치고 정당과 신문이 서로 맞고소 하더니 급기야는 검찰총장이 고소당하는 등 우리사회의 내홍이 극에 달하고 있으니 우리같은 민초들은 좌불안석, 불안하기만 하다.정치는 도대체 무얼하는가. 이쯤되면 여야 모두 눈에 불을 켜고 발벗고 나섬직도 한데 어찌된 셈인지 이들은 100건이 넘게 검찰에 서로 맞고소해 놓고는 평생 앙숙처럼 악담만 퍼붓고 앉았으니 이런 정치가 세상에 또 있을까 싶다. 제대로 된 나라라면 국난기일수록 정치지도자가 앞장 서 국론을 통일하고 국력을 결집시켜 위기를 타개해 나가기 마련이다. 2차대전 때 영국의 처칠이 그랬고 프랑스의 드골이 그랬다. 일본의 지도계층은 지금도 사무라이 정신을 바탕으로한 국사(國士)정신을 앞세워 '사나이 세상에 태어나 조국을 위해 한 목숨 바치는게 무엇이 그리 아까우랴'하며 헌신 하는 모습을 보인다. 미국 또한 지도계층이 청교도 정신을 바탕으로 국가 백년대계의 비전을 제시하며 나라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들은 국난기일수록 어려운 문제의 핵심에 서서 난국을 타개,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고 지도자로서의 자리를 굳혔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원로급 지도자들은 어려운 우리 현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기껏 DJP 공조나 따지고 킹메이커 타령이나 하는게 고작인가하면 여야 의원들은 벌써 대권병(大權病)에 휩쓸려 정치는 팽개치고 걸핏하면 신경전이요 고소전인채 국정은 아예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으니 이쯤이면 선거망국론이 나올만 하다는 생각도 든다.
이래서는 안된다. 아무리 권력이 좋더라도 정치가 깨어서 국난 타개의 선봉에서 나라를 이끌어가는 믿음직한 모습부터 보여야 한다. 그렇게 해서 믿을 곳 없어 떠내려 가는 민심을 붙들어 매야한다. 그것만이 정치가 살고 나라를 살리는 길이다.대권을 잡아 경륜을 펼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도 국난을 극복하고 민생부터 안정시키는 것이 급선무임을 정치인들은 또한 깨달아야 할 것이다.
여야 할 것없이 나라를 이꼴로 만들어 놓고도 누구하나 부끄럽지도 않은지 표 달라고 뻔뻔하게 나서는 모습을 국민들이 얼마나 경멸의 눈초리로 바라보는지부터 깨닫기 바란다.
정치 입문후 지금까지 이 나라를 위해 올곧은 소리 한번 제대로 한적 없는 '그저 그런' 정치인이 언감생심 지역정서를 빌미로 대권을 잡겠다고 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대통령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라고 충고하고 싶다. 아무리 해도 그렇지 이 백성을 어떻게 보길래 지역감정을 앞세운 덧셈, 뺄셈식의 얄팍한 득표 계산법으로 이 어려운 나라의 대임을 맡겠다는 것인지 그 지긋지긋한 권력욕이 역겹다.
지금 우리에겐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집권만 하겠다는 야심가보다는 "내가 집권 않아도 좋으니 나라부터 살리자"고 호소할 수 있는 감동의 정치인이 필요하다. 그런만큼 모름지기 대권고지를 향해 뛰어가는 여야의 자천 타천후보 여러분은 지역 편갈라 합종연횡에 매달릴 게 아니라 이반된 민심을 묶어 다시한번 뛰어보자고 추스르는 감동의 정치, 신바람의 정치로 대중에 다가들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나라가 살고 정치가 산다. 김찬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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