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꽃 피는 오월이 오면-모란꽃 피는 오월이 오면, 또 한송이의 나의 모란 추억은 아름다워 밉도록 아름다워".
20일 밤 대구시민회관 대강당. 대구가 낳은 대표적 작곡가요 음악학자, 음악교육자였던 고 김진균 선생을 추모하는 '김진균 가곡의 밤'은 1천600여 좌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을 주옥같은 우리 가곡의 선율로 가슴 설레게 한 감동적인 봄 밤의 무대였다.
이날 무대는 그의 15주기를 맞아 경북대 총동문회, 대구방송 공동주최로 19일 서울 영산아트홀 공연에 이어 선생의 고향인 대구에서 열린 추모 가곡의 밤. 미망인 정영선 여사와 차녀 김은숙 교수(대구가톨릭대 작곡과) 등 선생의 유족과 친구들이 얼굴을 비쳤고, 문희갑 대구시장과 이길영 대구방송사장, 천시권 전 경북대 총장, 신일희 계명대 총장 등 각계 인사와 원로 음악인, 후배 음악인, 음악애호가 등 많은 청중들이 지켜보았다.
차례로 무대에 선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은 '또 한송이의 나의 모란' '보리피리' '산유화' 등 그의 대표곡들을 한곡한곡 정성을 기울여 노래해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소프라노 김영미, 메조소프라노 김학남, 바리톤 최현수, 베이스 김요한씨와 테너 임산씨 등 후배, 제자 성악가들은 선생의 창작 정신을 되새기며 혼신을 다해 열창, 자리를 더욱 빛냈다. 사회를 본 인기 아나운서 유정현씨는 선생의 곡들을 시대별로 한곡씩 소개, 청중들의 이해를 돕기도 했다.
이날 추모음악회는 출연 성악가들이 전부 앵콜곡을 들려주면서 예정보다 40분 늦게 막을 내리는 등 성황을 이뤘다. 아름다운 우리가곡 선율에 열띤 호응을 보이며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하던 청중들은 "늦게나마 선생의 음악세계를 재조명하는 무대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추모 가곡의 밤은 60, 70년대 서양음악 일변도의 국내 창작 경향에서 벗어나 한국적 서정을 작품에 녹여낸 선생의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되돌아보는 한편 한국 창작음악계에 남긴 선생의 큰 족적을 조명해본 의미있는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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