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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이 무너지고 있다'신지식인'도 절망...자살자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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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우루과이 라운드 때 느끼기만 했던 '농업 위기'가 지금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농축수산물 시장 개방으로 여건은 나빠지는데도 영농 비용은 증가, 소득이 생계에도 못미칠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해 매년 10만 달러 어치의 장미를 수출해 정부로부터 '신지식 농업인'으로 선정되기까지 했던 군위의 홍모씨 조차 30억원이나 들여 만든 꽃농장 문을 최근 닫았다. 물가는 오르는데 쌀값은 오히려 떨어져 정부 창고에 가득 쌓여 묵어나고 있다. 요즘에야 사과 값이 출하기의 10배로 뛰었지만, 농민들은 저장비를 감당 못해 처분하고 난 뒤의 맨손이다. 절망한 농민들은 아예 나무 뿌리까지 파 없애고 있다.

농가부채도 계속 늘기만 했다. 1996년 1천133만원이던 경북지역 농가 평균 농가부채는 98년 1천796만원으로 늘더니 99년엔 2천만원(통계청 집계)에 육박했다.

어려워지자 농촌에서는 지금 자살이 잇따르고 있다. 성주에서는 지난 24일 이모(45)씨가 9천만원이 넘는 빚 때문에 자살을 택했다. 그 이틀 전에도 성주읍 김모(여.36)씨가 생활고로 부부싸움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벽진면의 김모(67)씨는 빚 독촉과 생활고를 못견뎌 지난달에 자살했다. 성주에서만 생활고 등으로 자살한 사건이 올들어 14건에 이른다. 작년엔 8건이었다.

도시 빈민이 될지라도 차라리 농촌을 버리겠다는 사람도 줄을 잇고 있다. 1992년 118만 명이었던 경북지역 농촌인구는 8년만에 90만2천명으로 10% 가까이 감소했다. 귀농했던 사람들도 거의가 다시 도시로 되돌아 갔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박용우기자 yw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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