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원낭비 심하다

마구잡이 신용카드 가입이 사회적 부작용을 낳고 있는 가운데 각종 업소의 서비스카드가 홍수를 이루면서 자원낭비를 부채질하고 있다.

고객 서비스카드는 가격할인, 상품 등의 혜택을 내세우고 있지만 대부분 사용점수 적립 형태여서 수십, 수백만원을 쓰지 않으면 부가 서비스가 없어 상당수가 버려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시중에 나돌고 있는 서비스카드는 백화점, 병의원, 유통할인매장, 의류점, 화장품점, 레스토랑, 카페, 제과점, 음반판매점, 서점, 목욕용품점, 술집, 대리운전, 학원, 스포츠센터, PC게임방, 안경점, 이용소, 세탁소 등 발급을 안하는 곳이 없을 정도다.

대구 동성로 모 의류점의 경우 1천원당 1점을 부여하는 카드와 계산시 3% 할인과 1점을 부과하는 우대카드를 지난 99년부터 발급해 오고 있지만 실제 사용은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다.

동성로 모 피자점도 여행용가방, 카메라, 전자수첩, 오디오 등의 상품을 내걸고 1천원당 1점을 적립하는 2종의 카드를 한달 평균 2천여장씩 발급하고 있다. 그러나 50만원에서 300만원 정도 지출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실제 사용자는 그리 많지 않다는 것.

13개의 보너스카드를 가지고 있는 이모(30.여.수성구 범어동)씨는 "잘 활용하면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결국 자주 오래 사용해야하기 때문에 아직 적립 혜택을 받은 적이 없다"며 "바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3, 4개의 카드만 가지고 다닌다"고 말했다.

따라서 휴면 카드 발생에 따른 제작비용 손실이 적지 않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한 카드제작업체 업주는 "1천장당 수십만원의 제작비용이 들지만 업소간 고객 유치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지금은 동네 가게까지 주문을 한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신용카드 발급은 모두 5천795만개로, 이중 3분의 1이 1년동안 한번도 사용않은 '휴면카드'로 나타나 제작비용 150여억원이 날아갔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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