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하는 오후

나는 죄인처럼 수그리고나는 코끼리처럼 말이 없다

두만강 너 우리의 강아

너의 언덕을 달리는 찻간에

조고마한 자랑도 자유도 없이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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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지 말라 우리의 강아

오늘 밤도

너의 가슴을 밟는 뭇 슬픔이 목마르고

얼음길은 거츨다 길은 멀다

길이 마음의 눈을 덮어줄

검은 날개는 없느냐

두만강 너 우리의 강아

북간도로 간다는 강원도치와 마조앉은

나는 울 줄을 몰라 외롭다

-이용악 '두만강 너 우리의 강아'

북 용악 남 정주라는 말과 함께 1930년대 후반 우리 시단의 3재(才)로(오장환, 서정주)불린 이용악의 시이다. 일제 식민지 시절 꺾이지 않는 시혼으로 모국어와 민족현실을 탁월하게 형상화했다.일제의 수탈을 피해, 혹은 독립운동을 위해 북간도로 흘러가는 민중의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두만강을 건너면서도 울음조차 울 수 없는 절박한 현실을 다시 보면서 일본의 교과서 왜곡과 우리사회의 친일잔재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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