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공근로 중도 포기자 속출

이달부터 시작한 제2단계 공공근로사업에서 '중도 포기자'가 속출하고 있다. 정부 실업예산이 대폭 줄어 공공근로 사업장마다 임금수준이 낮아진 데다 투입인원의 감소로 노동강도가 커져 중도 포기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도포기 사례는 쓰레기 처리, 장애인 돌보기 등의 이른바 3D사업장에서 집중 발생하고 있어 '취업난속 실업자의 눈높이' 문제가 공공근로현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대구 북구청 경우 이달 9일부터 들어간 제2단계 공공근로사업에서 전체 887명 가운데 20%인 170여명이 보름만에 중도 포기했다.

이는 올 1단계때의 중도 포기율(10%)보다 크게 높은 것이며, 더욱이 2단계의 신청자가 2천100여명이나 몰렸던 점(2.3대1)에서 1단계 (신청률 1.4대 1)때보다 근로의욕이 크게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북구청에 따르면 대단위 쓰레기발생 지역 청소인원은 2주만에 공공근로자 28명의 절반 가량이 포기했고 쓰레기 선별장은 30%, 도보 이동거리가 많은 통계조사사업은 2주만에 절반이 그만뒀다.

구청측은 이같은 포기자 급증에 대해 2단계 예산(12억)이 1단계(19억)때보다 7억원이나 줄어들어 각 사업장마다 투입인원을 감축한데다 임금도 2천원∼3천원가량 준 것 때문으로 보고 있다.

대구 수성구청도 710여명의 2단계 공공근로 참여인원 가운데 2주만에 전체의 15%가량인 100여명이 중도 포기했다. 수성구청 역시 1단계(10%내외)때보다 높은 중도포기율을 나타내고 있다.

중도포기가 많은 사업장은 장애인을 돌보는 종합복지관 등으로 전체의 20%가량이 포기했으며 현재 근무중인 공공근로인원도 사업장 이동을 원하는 민원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

수성구청 역시 공공근로 신청경쟁률이 1단계 2대1에서 2단계는 3.4대1로 높아졌었다.

달서구청을 비롯 다른 구청도 대부분 1단계(10%)때보다 높은 포기율을 기록하고 있다.

대구 북구청 정교식 실업대책반장은 "국가의 세금인 실업예산을 받는 공공근로 참여자들의 눈높이가 여전히 높다"며 "심각한 실업난속에 하루 2만여원이면 급여수준이 결코 낮은 것이 아닌데도 힘들다고 포기하는 참여자들을 보면 답답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의 2단계 공공근로예산은 1단계(148억)보다 50억원 가량 줄어든 97억여원으로 이같은 대폭 삭감은 올 해 2단계가 처음이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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