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개원한 대구 삼덕동 ㅈ이비인후과. 평형기능검사기, 코기능검사기 등 각종 장비를 모두 갖췄다. '코블레이터'라는 코골이 수술기는 대학병원에도 없는 장비다. 병원 규모도 300여평으로 웬만한 동네의원의 5~10배다.
.의사 수가 늘어나고 개업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동네의원들이 첨단 의료장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로 인해 동네의원들이 2, 3년전만 해도 대학병원에서나 볼 수 있던 고가의 의료장비를 속속 도입하면서, 종전 1억~3억원이던 개원 비용이 10~20억원까지 치솟고 있다. 2~4명의 의사가 비용을 분담해 공동개원하는 연합의원형태가 일반화되면서 '대학병원은 백화점, 동네의원은 구멍가게'라는 의료계의 통념도 깨지고 있다. 장비경쟁이 가장 치열한 안과의 경우 수억원을 호가하는 근시수술장비는 물론, 백내장 수술, 야그레이저 등을 갖춘 곳이 대구시내에만 10곳이 넘는다. 안과 개원의들은 "의약분업으로 동네의원도 수술을 해야만 유지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면서 수술 장비도입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ㅅ안과(대구 상인동)는 "주변에 안과의원이 없었는데 지난 몇년 사이에 무려 5, 6개나 개원, 환자 유치경쟁이 치열해졌다"며 "차별화를 위해 첨단장비를 도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비뇨기과와 피부과도 사정은 마찬가지. 지난해부터 동네의원들이 신장 결석을 제거하는 체외충격파쇄석기를 잇따라 도입, 이 장비를 갖춘 동네의원이 대구시내에만 5곳에 이른다. 지난달 개원한 ㅅ피부과(대구 시지동) 는 "2, 3년전만해도 개원하는데 1억5천만원 정도면 충분했는 데 레이저 치료기, 광선치료기, 피부진찰기 등 장비구입에 2억원 이상이 들어가 전체 개원비용이 5억원이 넘었다"고 전했다.책상과 청진기만 있으면 환자를 본다던 내과와 외과도 예외가 아니다. ㄷ연합외과(대구 동인동)의 경우 2개의 수술실에다 전신마취수술장비, 소독기, 수술실 모니터, 내시경 수술기 등 대학병원급 시설을 갖췄다.
첨단 장비를 갖춘 동네의원이 늘면서 대학병원을 찾는 외래환자들은 10~30% 정도 줄고 있다.
동네의원들의 의료장비경쟁이 치열해지자 국민의료비부담증가, 외화유출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지적도 있다.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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