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늘의 포커스-日 고이즈미號와 양국관계

우익성향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후보의 일본 자민당 총재 당선이 확실시됨에 따라 한국과 일본 양국 관계가 다소 악화될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고이즈미 후보는 선거 기간 중 '우경화' 발언을 일삼았나하면 한국 방문 경험이 전혀 없는 '비지한파'(非知韓派)로 알려져있기 때문이다.

일부 일본 언론들은 고이즈미 후보의 외교 역량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역사 교과서 파문 등 한·일간 현안이 산적해 앞으로 양국 관계가 험로를 걸을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또한 고이즈미 후보는 미·일 안보조약을 중심으로 일본의 국가안보체제를 강화하고 일본에 대해 더 큰 '안보부담'을 촉구하는 미국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호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고이즈미 후보는 최근 NHK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침략을 받을 경우 일본이 미군을 지원하는 '집단적 자위권'에 대해 "헌법 해석을 변경해서라도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해 한국, 중국 등 주변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태평양 전쟁 A급 전범의 위패가 모여 있는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와 관련해서는 "총리가 되면 패전일인 8월15일 공식적으로 참배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중 양국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는 왜곡 교과서 검정통과에 대해서도 "우익교과서 재수정은 있을 수 없다"고 했고, "특히 주일 한국대사가 일본 의원들에게 우익교과서의 검정 불합격을 요구한 것은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이즈미 후보의 이같은 주장은 한국의 정서는 물론 한국 외교정책과도 어긋나 한국 정부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주일 외교가는 전망하고 있다.

그가 한국을 모른다는 점도 한·일 관계의 걸림돌. 주일 한국대사관측은 최근 고이즈미 후보의 방한경험과 지한인사 접촉 여부를 면밀히 조사했지만 이렇다할 기록을 찾아내지 못해 앞으로 한·일관계가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대사관측은 고이즈미 후보가 과거 한·일관계를 적극적으로 이끌었던 후쿠다 다케오(福田赴夫) 전 총리의 비서를 지낸 적이 있다는 점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는 형편이다.

외신종합=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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