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40년. 생성과 사멸의 자연이치를 한 몸에 지닌채 '가을'의 문턱에 선 인생 갑년(甲年)에 경북대 사대부고 제10회 동기회원들이 졸업 40주년을 기념하는 문집 '추억의 넝쿨'을 냈다.
'졸업 40주년에 다시 쓰는 군성(群星)'이란 부제의 문집에서 편집진은 그래서 축서(祝書)를 당시(唐詩) 산행(山行) 중 마지막 구절인 '霜葉紅於二月花'(상엽홍어이월화)로 택했다.
. '서리맞은 잎이 이월꽃보다 더 붉은' 가을 풍경이 바로 자신들의 자화상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인생 육십과 가을이란 계절은 바로 풍요와 조락을 동시에 암시하는 야누스적 의미를 담고 있지 않은가.
'기억의 저편'.'추억의 갈피'.'단상초록'.'육담의 문학성' 등 5개의 장으로 구성된 문집에서 각계각층의 명망가들은 40년전 그시절의 모교와 친구들 그리고 은사에 대한 기억을 더듬고 추억을 되살리며 지난 삶을 관조하는 글들을 남기고 있다.정인교 동기회장(계명대 교수)은 "까까머리가 반백이 되도록 그때의 허물없는 마음으로 40년을 지내온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다"라고 했고, 오영목 직전 동기회장(전 매일신문 편집국장.상무)은 동기회원들의 면면과 삶의 궤적을 꼼꼼하게 소개했다.
백태효 동기회 총무(대구산업정보대학 교수)는 스승과 친구들의 별명과 거기에 담긴 사연들을 구성지게 풀어놓았고, Y담을 실은 육담코너를 뒤적이다 보면 너털웃음이 절로난다. 연륜이 그만하다 보니 젊을 사람들 시각에는 다소 구버전이기는 하지만, 이 또한 '이월화'가 '상엽'의 농염한 풍자와 해학을 어찌 따를까.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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