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오후 6시30분쯤 합천군 율곡면 본천·문림 마을 앞 24호선 국도 길 가. 현지 파출소가 주도해 '교통사고 예방 기원제'를 올리고 있었다.
돼지머리를 올려놓고, 인근 7개 마을 이장과 역내 여러 기관단체장, 수많은 주민들, 심지어 지나가던 운전자들까지 멈춰 정성을 다했다. 구천을 떠도는 원혼들의 심술 때문에 사고가 잦은 것은 아닐까 싶어 이를 달래보려는 것. 초청돼 온 스님이 원혼들을 위해 영가 천도 축원을 했다.
경찰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이 지점에서는 연평균 1명 이상 숨지고 10명 이상이 중경상을 입었다. 작년에는 8건의 사고가 나 마을 주민(55)이 1명 희생되고 17명이 부상했다. 올 들어서도 지난 1월 이모(57·하동)씨가 숨지고 7명이 크게 다치는 등 벌써 3건의 교통사고가 났다.
이때문에 주민들은 이 지점을 '귀신 붙은 곳'이라 생각한다. 이런 지점이 합천 군내에만 다섯 곳. 그 중 대양면 아천마을 앞 급커브 구간 경우엔 작년에 '진혼제'를 올린 후 지금까지 단 한건도 사고가 나지 않았다. 4일 기원제를 올린 장일호 파출소장은 "이렇게 해서라도 사고가 없어진다면 백번이라도 빌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좁은 직선도로에 두 마을 입구의 버스 승강장까지 있는데도 과속 예방 장치가 없는 것을 문제점으로 안타까와 했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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