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에서 데이트레이더들에게는 '단타꾼'이라는 부정적 명칭이 붙는다. 정부가 단타 억제에 나선 것은 '단타 매매=주식시장 투기화'라는 뿌리깊은 부정적 인식을 반영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가 최근 증권거래 매매회수에 따른 수수료 부담을 늘리는 방식으로 단타를 억제키로 해 투자자들 사이에 뜨거운 논쟁을 불러 일으키고있다. 단타 즉 데이트레이딩이 주식시장 교란의 주범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또 정부의 단타 억제 방침이 향후 국내 증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도 미지수다.
단타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부정론과 긍정론을 점검해 본다.
▨단타는 증시 교란의 주범이다
단타 매매에 대해 좋지 않은 관념이 따라 붙는 것은 증시의 투기장화를 부른다는 입장이다. 데이트레이더들은 기업의 가치보다는 주가 흐름만을 쫓아 하루에도 수차례에서 수십차례씩 주식을 사고 파는 투기적 매매 형태를 보인다.
그 결과 주가와 거래량의 변동이 너무 심해 가격 형성이 왜곡되어 증시 안정을 위협하고 시장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매매 회전율이 세계 1위에 이를 정도로 단타가 성행하는데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실적 우량종목이 주가 상승 초입 단계에 접어 들었다가 데이트레이더들이 몰리는 바람에 매물이 쌓여 주가가 상승하지 못한채 하락하거나 장기 횡보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세력'들은 데이트레이더들의 투자습성을 악용, 특정 종목을 폭락시키거나 폭등시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를 유인해 차익을 챙기는 초단기 '작전'을 벌이고 있다. 이 경우 해당 종목은 수급에 문제가 생겨 시세 연속성이 사라져 버린다.
정부가 단타를 억제하면 데이트레이더들의 주식시장 참여가 제한되면서 일시적으로는 증시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겠지만 중장기 투자 풍조가 확산돼 주식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 단타 규제론자들의 견해다.
▨단타가 주식시장을 교란시킨다는 증거는 없다
단타는 불확실성이 높고 외국인.기관.큰 손에 비해 투자여건이 절대적으로 열세인 개인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라는 주장이다. 지난해 폭락장세 속에 원금의 10분의 1토막이 난 중장기 투자자들이 속출한데 비해 데이트레이더의 평균 손실률은 10% 안팎에 그쳤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는 것이다.
단타는 또 주식시장의 지나친 가격 등락의 완충 역할을 한다. 단타는 주가의 상승을 어느 정도 억제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반대로 주가가 폭락하는 것을 막아주는 양면성을 지닌다.
실제로 데이트레이딩이 주식시장에 유동성을 보태줌으로써 증시 변동성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며, 초단기 매매가 투기 거래를 부추긴다는 사회적 고정관념은 근거가 없는 것이라는 국내외 연구결과도 있다.
경제 펀더멘탈이 튼튼하면 아무리 단타가 성행하더라도 주가는 오르게 되어있다. 단타로 인한 폐해는 주가 하락기에 부각되며 주가가 대세상승으로 접어들면 자연히 격감하게 된다는 것이 단타 옹호론자들의 시각이다.
증시 침체의 원인을 단타로 돌리는 것은 우리 증시가 안고있는 본질적 문제를 호도하는 것이라고 이들은 목소리를 높인다. 단타를 인위적으로 규제하는 것보다 중장기 투자가 상대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여건 조성이 먼저라는 것이다.
또 시장의 논리를 무시하고 의도적으로 데이트레이딩을 제약할 경우 증시 유동성만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는 주장도 이들은 제기하고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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