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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남북 '중재자' 역할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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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북한과의 외교관계 수립 결정을 발표함에 따라 한반도 평화정착에 있어 그동안 추구해온 '중재자' 역할이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EU의 역할은 지난 1월 20일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미국의 대북정책이 재검토되고 북.미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앞으로 EU의 대한반도 영향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

특히 이런 전망은 지난 2-3일 EU 의장국 대표인 요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와 하비에르 솔라나 공동외교안보정책 대표, 크리스 패튼 대외관계 집행위원 등 고위 대표단의 방북에서 그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당시 EU 고위 대표단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오는 2003년까지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고 EU-북한 인권대화 시작, 양자간 경협 등을 얻어냄으로써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지속적으로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와 인권개선을 강조해 왔던 점에 비춰 EU 고위 대표단의 방북에 대한 북측의 '선물'은 EU의 역할 강화에 일조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물론 EU와 미국 모두 한반도 문제 해결에서의 미국의 위치를 EU가 대신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EU와 미국이 각기 국제질서 변화에 있어 스스로의 역할을 높이려 경쟁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주장한다.

북한 언론들이 EU 고위 대표단의 방북을 전후해 ▲EU 대표단 방북과 관계발전 ▲페르손 총리의 남북정상회담 및 6.15공동선언 지지 ▲EU의 다극화 추구 및 독자 방위력 추진 등을 집중 보도, 관심을 끌었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EU의 다극화 추구와 독자방위력 창설을 부각함으로써 우회적으로 미국의 '일국 패권주의'와 미사일방어(MD)체제 추진을 견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쨋든 EU의 이번 대북 수교 결정은 북.미관계의 정체에 따라 답보 상태에 있는 남북관계에도 숨통을 틔울 수 있는 계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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