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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수도권만 살찌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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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부터 시행중인 '수도권 공장총량제'가 완화된다면 수도권 경기부양이라는 단기적 효과를 노릴 수는 있지만 경제편중 심화로 장기적으로는 정부의 부담으로 남게 될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최근 건설교통부가 수도권에 개별공장 배정물량을 늘리겠다는 계획안은 철회돼야 한다. 물론 수도권도 국민의 입장에서는 하나의 지역이다. 그러나 비수도권 지역의 경제현실이 얼마나 참담한 지에 대한 일말의 식견이라도 있다면 이같은 발상은 아예 출발부터 말아야 할 것이다. 백보 양보하더라도 엊그제 내세운 '지방경제를 살려야한다'는 청와대의 방침과 최근의 수도권 총량제 완화 움직임은 어떻게 양립(兩立)될 수 있단 말인가.

정치, 경제, 문화는 물론 교육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수도권의 비대화 속도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것이다. 각종 수치를 열거할 필요조차 없이 그 부작용은 이미 한계치를 넘어서고 있다.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법취지가 아직 뿌리 내리기도 전에 완화 움직임부터 보이는 것은 '지방 소외' 를 증폭시키는 처사로 그 반작용(反作用)은 지대할 것이다.

우리는 이기적 지역주의를 내세우자는 것이 아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온 국민의 역량을 한 곳으로 결집시키고 있는 지금, 수도권 완화에 대한 효율성 검증도 없이 인기몰이식 정책부터 내세우는 것은 당국의 정책 부재(不在)를 보는 것 같다두말할 것도 없이 지금은 지방화시대다. 혁신(innovation)의 실마리는 지역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논지가 지구촌의 화두가 된지는 이미 오래됐다. 그런데 그 역(逆)발상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당장 효과가 있다고 해서 장기적인 효율성을 저해하는 정책적인 모순은 더 이상 용납돼서는 안된다. 거듭 주장하지만 수도권의 규제 완화는 혁신의 출발점이 어디인지도 모르는 정책의 후퇴를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실업자조차도 지역에서는 먹고 살 길이 없다며 수도권으로 몰리는 판국이다. 대구지역의 경우 지방에 소재한 기업이 시설 확장을 하려해도 단 몇 백평의 용지가 없어 지역을 이탈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 관련 인사 1천여명이 14일 서울에서 '총량제 완화 결사반대와 국토균형발전 촉구 범시민대회'를 개최한 것은 지역 이득을 취하려는 전시성 압력행사가 아니다. 도대체 당국은 지역 실정을 제대로 파악이나 하고 있는지에 대한 피맺힌 절규이며 그 불합리성을 엄중히 경고하는 성토의 목소리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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