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교사의 소리

초등학교 교사들은 늘 시간이 부족하다. 5.6학년은 10개 과목에 교과전담 2과목, 3.4학년은 9개 교과에 전담 1과목이다. 결국은 8개 교과를 한 교사가 가르쳐야 한다는 것인데 수업시수도 만만치 않다. 3.4.5.6학년 모두 27시간이다. 이런 수업시수와 교과목으로는 매시간 수업연구를 해서 질 높은 수업을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교과 전담제를 확대하여 수업시수를 줄이고 교재연구할 시간을 확보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정부는 구조조정을 통해 많은 교사들을 내보내고 교사부족사태를 초래하여 교과전담제 확대는커녕 오히려 영어도입으로 교담수가 줄어들게 되었다. 7차교육과정을 도입하여 교과목에 따라 내용이 더 어려워지고 수준별 수업이니 하면서 더 교사들을 쥐어짜려고 하니 투자는 하지 않고 수확만 바라보려고 하는 셈이다.

그것만이 아니다. 아침생활, 청소, 방과후 청소활동 모든 것이 교사의 몫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교사의 손길이 가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윗분들은 늘 임장지도를 하라고 하신다. 관리자의 입장에서 보면 청소가 제대로 안되어 있으니 당연하다 싶겠지만 교사들의 고충을 헤아려 이해하려는 입장보다 질책부터 하니 그럴 때 교사들은 가장 힘이 빠진다. 그래서 요즘은 화장실 청소라도 용역업체에 맡기자고 한다.

또한 업무는 왜 그리 많은지 해도 끝이 없다. 매일 '오늘은 무슨 업무를 처리해야 하나'라는 고민부터 해야 한다. 그래야 만사가 편하기 때문이다. 실적 위주의 교육행정이 낳은 산물이다. 요즘은 또 학교기간평가가 있어 무슨 업무든 실적을 만들어내야 한다. 실적이 없으면 학교예산 편성에 있어 엄청난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평가단이 학교를 방문해 제일 먼저 보는 것이 각종 행사, 담당업무의 실적이다. 열심히 교육활동을 한 결과 실적이 나와야 하지만 이런 여유없는 상황에서는 실적을 억지로라도 만들어야 할 판이다. 그래서 뭐든 실적을 올리기 위해 안달이다. 학교기간 평가가 없어져야 한다. 그래서 교사들의 사고의 중심에 아이들과 어떻게 하면 수업을 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 공교육을 살리는 길이기 때문이다.

박 근 자(대구 칠곡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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