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낮 영덕군 축산면 기암2리에서 발생한 산불은 '꺼진 불도 다시보자'는 교훈을 되새기게 한 대표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혐의자 조모(53·여)씨는 "오전 8시30분쯤 뒷 마당에서 못쓰는 신문지를 태운 후 깨밭에 갔다가 낮 12시30분쯤 집에 돌아와 집안 일을 하던 중 옆집 아주머니가 "형님, 뒷산에 산불이 났어요"해서 보니 불길이 산위로 빠르게 번져나갔다"고 말했다.
조씨는 "물을 부어 불은 끈 후 밭에 나갔는데 어떻게 불이 났는지 모르겠다"며 "평소에는 가마솥 아궁이에 넣어 태우는데 이날은 가마솥과 붙은 담을 벽돌로 쌓아 올린 뒤 시멘트가 굳지 않아 할 수 없이 뒷마당에서 휴지를 태웠다"고.
쭛…영덕 산불에서 보여준 진화 체계는 한마디로 엉망. 군청, 경찰, 소방서, 군병력, 산림청, 의용소방대 등이 제각각으로 진화 작업을 펴'민·관·군 합동 지휘 본부'의 이름이 무색할 정도.
불이 난 지 3시간30분뒤인 오후 4시에야 지휘 본부가 마련됐지만 관계책임자들이 상황보고나 받는 수준에 그쳐 일사불란한 지휘체계 구축과는 거리가 먼 모습들.특히 김우연 영덕군수는 구미에서 열린 도민체전에 참석, 오후 7시에서야 현장에 도착했다.
쭛…불이 난지 2시간이 지난 오후 2시30분쯤 불길은 7번국도(동해안 고속화도로)를 훌쩍 뛰어넘어 축산면사무소 앞산인 도곡리쪽과 고곡리쪽 2갈래로 옮겨 붙었다. 어린이가 혼자 걷기에 힘들 정도로 바람이 부는 가운데 한때 고곡주유소와 사찰인 영명사가 위험하다는 연락이 오고 이 일대 주민 10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또 군부대도 탄약과 실탄을 안전지대로 옮겼다. 또 강풍이 계속 될 경우 이동전화 무선기지국, 한국통신 장거리망, 군 통신시설이 있는 봉화산 정상과 축산항, 경정리 마을이 위험할 정도였으나 그러나 다행히 피해는 없었다.
쭛…지난 16일 안동 산불때 헬기 추락 사고 탓인지 이날 진화 헬기들은 모두 불길과 화염이 심한 중심부 접근보다는 불길 뒷면에서 물을 뿌리는 등 안전에 조심하는 모습들. 오후 4시쯤에는 산림청 소속 헬기 2대가 기름이 떨어져 울진 모 부대까지 갔으나 그곳에서도 기름이 없자 결국 군용 기름차가 1시간이 넘는 울진까지 가 급유를 하기도.
한편 영덕군은 1997년 영덕읍에서 발행한 대형산불도 학생의 실수로 일어났는데 이번 산불 역시 실수로 일어나자 한마디로 어이가 없다는 표정.
특히 군은 산불에 대비, 산림청에서 임대해 오십천에 상주시켰던 산불 진화 헬기가 지난 7일로 임대기간이 끝나 돌아간 후 발생했다며 땅을 치기도.
영덕·임성남기자 snl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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